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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국제 플라스틱 협상 좌초…'탈플라스틱 로드맵' 미궁 속으로

플라스틱 오염 종식 길 잃은 국제 협상, 한국의 새로운 역할 촉구
WWF와 기후솔루션, "플라스틱 협약 지연, 한국이 주도해야"



[KJtimes=정소영 기자] 기후 위기와 해양 오염을 가속하는 플라스틱 과잉 생산. 이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발걸음이 또다시 멈춰 섰다.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도출을 목표로 한 이번 회의가 주요 생산국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인류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해결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 플라스틱 협상 결렬, 한국 정부 ‘탈플라스틱’ 의지 시험대에

지구를 병들게 하는 플라스틱의 과잉 생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019년 플라스틱 생산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만 약 22억톤CO₂e에 달하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50년까지 이 수치가 세 배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플라스틱 생산은 해양 오염은 물론 기후 위기까지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국제적 목표는 허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도출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 속개 회의가 생산 감축 조항에 대한 합의 실패로 결렬되면서, 주요 플라스틱 생산국인 한국 정부의 '탈플라스틱' 약속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번 회의 결렬에 실망감을 표하며, 한국 정부가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이 생산량 감축 목표에 대한 주요 생산국의 반대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해 기후솔루션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기후솔루션은 한국 정부가 국제회의에서 생산 감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점을 지적하며, 이는 국내외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협상 결렬이 한국 정부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인 로드맵이 단순히 재활용 확대에만 머물지 않고, 불필요한 플라스틱의 생산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국 5위인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회피한다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도 공급 과잉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협상 결렬을 계기로 생산 감축 목표를 로드맵에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WWF, “새로운 접근 필요”…한국의 역할 강조

WWF(세계자연기금) 역시 이번 INC-5.2 회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인 자이나브 사단(Zaynab Sadan)은 “대다수 국가가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강력한 협약을 지지했지만, 소수 반대국과 ‘합의(consensus)’ 중심의 절차가 이를 무산시켰다”며, 각국 지도자들이 소수 국가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WWF 박민혜 사무총장은 이번 협상 결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한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협약이 지연되고 있지만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큰 국가로서 탈플라스틱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며 “정부는 2030 ‘플라스틱 로드맵’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기업들 역시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대체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글로벌 탈플라스틱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협상 결렬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의 긴 여정 속에서 일어난 하나의 좌절일 뿐이다. 이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생산 감축’을 포함하는 과감한 로드맵을 통해 진정한 ‘탈플라스틱’ 국가로 나아갈 것을 약속해야 할 때다.

한편 회원국들은 추가 협상회의(INC-5.3)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WWF는 계속해서 정부와 지역사회, 파트너들과 협력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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