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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충격 현실화…원유 '경계' 격상, 에너지 시장 긴장 고조

호르무즈 봉쇄 여파 본격화…공급 차질·가격 불안 동시 압박
비축유 활용·수요관리 총동원…민생·산업 전방위 대응 착수

[KJtimes=김지아 기자] 중동 정세 장기화가 국내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원유 수급 위기경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 변동성과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원유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이 조치는 2일 0시부로 발효된다. 천연가스 역시 '관심' 단계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됐다. 이번 결정은 중동 전쟁 장기화와 함께 원유 도입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시화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이번 격상이 단순한 선제 대응을 넘어 실제 공급 차질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통과한 마지막 유조선이 3월 2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10일 넘게 중동산 원유 도입이 중단된 상황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내 생산 및 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영되며, 이번 '경계' 격상은 국민 생활과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공급 확보·수요 억제 '투트랙 대응'

 

정부는 위기 대응을 위해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라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원유 확보에 집중한다. 확보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외교·통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물량 확보에 나서는 한편,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 물량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비축유 활용도 본격화된다. 민간이 대체 원유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축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민간 물량으로 상환하는 '스와프(SWAP)' 방식이 적용된다. 이는 단기적인 공급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된다.

 

수요 관리 역시 강화된다. 이미 3월 25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5부제가 시행 중이며, 향후 민간 부문까지 에너지 절약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중교통 이용 촉진 정책을, 관계 부처는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대체 물량 확보로 연말까지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국제 가격 상승이 전력 및 난방요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전 이용률 확대와 석탄발전 폐지 일정 조정 등 에너지 믹스 전략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대한 대응도 병행된다. 원유 도입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해서는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이 추진된다. 또한 대체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4,695억 원 규모의 지원이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됐다.

 

정부는 시장 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한 감독 강화에도 나선다. 가격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범부처 합동점검을 통해 유통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위기경보 격상은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니라 실제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단계적 조치"라며 "공급망 안정과 민생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실질적인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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