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증권업계가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가 최근 불황의 돌파구로 카드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정보유출 대란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 잠정실적을 내놓은 12개 증권사 가운데 80%이상인 10개사가 적자전환하거나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 사태로 몸살을 겪은 동양증권이 적자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21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7.0%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7350억원 감소한 1조784억원, 당기순손실은 318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6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0억원 감소한 수치로 위탁수익 및 상품운용실적 감소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도 수수료 감소와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감소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7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억원 감소했다.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92억원, 48억원 감소했다.
이외에도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SK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올해 설 상여금 봉투도 얇아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가운데 이번 설 연휴에 상여금을 지급한 증권사는 단 2곳뿐이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에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보너스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번 수익악화가 위탁수익 감소와 상품 운용실적 악화로 인해 주식거래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2013년회계연도부터 증권사들이 결산시점을 기존 3월 말에서 12월 말로 바꾸면서 실적인 9개월분만 집계된 것도 수익성 악화에 한 몫 했다.
다만 결산일 변경에도 교보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각각 100억원, 14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기간 축소도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그와 별개로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 이라며 “실적개선을 위해 단기적인 접근 보다는 장기적으로 수익 다변화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