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

이웅열vs허진수, 달라도 너무 다른 행보

오너 직접 나서 고개 숙였지만 진정성까지 의심…무엇이 달랐나


[KJtimes=김한규 기자] 연초부터 터진 대형 사고로 곤혹스런 겨울을 보낸 GS칼텍스와 코오롱이 사후 처리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며 재계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형사고에도 한쪽에서는 낮은 자세로 적극적인 사태수습을, 다른 한쪽에서는 늑장 대응과 지연 보상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진정성 여부까지 의심받는 모양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변의 경우 사태 수습과 보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여수 원유 유출사태는 장관이 경질되는 등 정치권까지 불똥이 튀고 있음에도 기업의 최고 오너는 적극적인 사태 해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늑장 대응 피해 키워

지난 1월 31일 오전 9시 35분쯤, 전남 여수시 GS칼텍스 원유2부두에서 접안 작업을 위해 진입하던 원유운반선이 송유관 잔교 등의 부두시설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유조선은 싱가포르 국적의 원유운반선 '우이산호(16만4000톤급)'로 원유 27만8584톤을 적재한 상태였다. 당시 충돌로 인해 송유관이 파손되면서 우이산호가 싣고 있던 다량의 원유와 화학물질이 유출됐다. 


사고 직후 GS칼텍스가 발표한 유출량은 800L였으나 지난달 28일 여수해양경찰청은 유출량이 65만5000L에서 75만4000L에 달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출량을 축소·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GS칼텍스는 배관 내 기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관계당국의 거듭 확인요청에 ‘소량유출로 추정된다’는 현장 직원의 사견이지 공식적인 발표를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초동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해경 조사결과 기름 유출사고가 난 시간은 1월 31일 오전 9시 35분이지만 여수항만청 연안해상교통관제소가 오전 10시 5분쯤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해 1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원유가 유출되는 현장을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GS칼텍스가 기름 유출밸브를 잠근 시간은 회사 측이 밝힌 것보다 15분 정도 늦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사태해결을 위한 회사 측의 불성실한 자세와 원유유출량의 축소·은폐 의혹은 피해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결국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전남 여수지역 2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GS칼텍스 원유부두 해양오염 시민대책본부로부터 고발당하기에 이르렀다.

해양오염 대책본부는 이날 해양환경관리법에 원유부두의 관리자는 사고발생 즉시 오염물질 종류와 추정량 등을 해경 상황실에 신고하고 적법한 방제 조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GS칼텍스는 적절한 초기 확산방지 조치를 취하지 못해 피해 규모를 확산시킨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자를 엄벌하고 GS칼텍스의 철저한 피해배상과 해양환경복원 노력 등을 촉구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니 곧 자세한 정황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 이라며 말을 아꼈다.


주민 보상 이견 갈등 확산

GS칼텍스의 보상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여수에서 유출된 기름은 이후 경남 하동·남해 해역을 포함해 전남과 경남의 40여개 어촌계로 확산됐다. 피해지역 어민과 지역단체는 이번사고로 인한 어민 피해 규모를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상과 관련된 잡음은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GS칼텍스는 이번 사고가 유조선이 아닌 송유관 유출 사고여서 '유류오염손해배상 보장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내다봤다.

‘유류오염손해배상 보장법’ 에는 유조선의 유류(화물류) 유출로 인한 오염사고 발생 시에만 책임을 지게 되어 있는 것. 

즉 GS칼텍스도 피해자라며 사건 초기에 구체적인 보상절차에 대해 소극적으로 임했다. 여기에 ‘GS칼텍스는 피해자’라고 못 박은 윤진숙 해수부 장관은 피해 어민들의 가슴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결국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여론의 칼날에 청와대로부터 경질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3일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여수 기름유출 사태의 1차 피해보상 주체로 GS칼텍스를 지목했다. 이후 이번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허 부회장은 고개 숙여 사과했고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방제 작업에 참여한 주민에게 20억원 현금 보상을 포함해 인근 지역에서 나온 7억원 규모의 수산물을 구매해 주기로 한 것이다.

 

정부 발표 이후 무려 20여일이 지난 상황에서 처음으로 보상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코오롱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태', 무엇이 다른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에서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진행 중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사고로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큰 인명피해를 냈다.

참사 직후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사고 발생 현장으로 직접 내려갔다. 또한 전사적 차원에서 모든 피해에 대해 발 빠른 대처를 보였다. 

코오롱 임직원들도 사고 발생 직후 이 회장을 중심으로 사태 수습 작업을 펼쳤고, 사고 발생 1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일제히 사과문을 발표 및 게재했다. 

사고 발생 3일 만에는 일부 사망자 유족과 장례 및 보상에 대한 합의를 마쳤으며, 이 회장의 사재를 출연해 유족에 대한 보상액 중 일부를 조달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혀 슬픔에 빠져있는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다는 시각이다.

두 회사는 연초부터 곤혹스러운 사고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서로 다른 대처 자세로 여론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GS칼테스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로 사건을 임하다 부담을 더욱 키웠고 이미지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GS칼텍스 사례를 두고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반면 코오롱 그룹의 적극적인 대처가 당연하다면서도 그간 다른 기업의 안전사고 대처에 비해면 이례적인 대처 능력을 보였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각종 사회 공헌을 통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이라도 단 한번의 사고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당분간 손상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어렵다” 며 “기업의 발 빠른 대처만이 원만하게 사태수습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고 지적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