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장진우 기자] 최근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명의도용을 통한 휴대폰 소액결제 사고가 발생해 주목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기도 전에 발생한 사건이라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추가피해 가능성이 결국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사건은 최근 SK텔레콤의 한 가입자가 SK플래닛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날짜와 결제금액에 대한 알림 문자를 받은 고객 J씨(37세, 회사원)는 곧장 '결제완료' 문자를 발송한 SK플래닛으로 전화해 자신은 휴대폰 소액결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문자를 받았다고 알렸다.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은 자신들은 대행업무만을 하는 회사라 밝히며, 이를 결제 대행사인 모빌리언스로 떠넘겼다. 하지만 모빌리언스 측도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다급해진 J씨는 결제대행사인 모빌리언스에 전화해 이 같은 사실을 재차 알렸으나 모빌리언스도 결제된 해당업체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이후 J씨는 해당업체를 찾아 문의했지만 그 번호 역시도 상담대행업체여서 기본적인 상담만 가능할 뿐 결제 취소 업무는 처리 할수가 없었다고 J씨는 전해왔다.
이처럼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여러 회사를 돌다 J씨는 결국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인 SKT로 전화했다.
SKT에서는 이에 따른 신고를 접수했다고 알려와 J씨는 사건이 일단락 되는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후에 알고보니 결국 SKT도 다시 결제대행사인 다날과 모빌리언스로 재차 책임을 떠넘겼으며, 그들은 또 다시 해당업체에게 연락해 피해자와 직접 해결하도록 했다.
끝내 피해자 J씨는 해당업체 관계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지만 돌아온 답은 "보상받을 수 없다"였다.
뿐만아니라 결제사고는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겪던 중 A씨는 혹시나 싶어 그간의 소액결제 내역을 모두 확인해본 결과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그간 자신이 사용하지도 않았던 결제내역들이 존재했으며, 알림문자도 없이 전부 과금이 이뤄졌던 것.
J씨의 과금된 내용을 살펴보면 소액결제 사고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9차례나 걸쳐 이뤄졌다.
사용처는 결제대행업체인 '다날'을 통해 '네오페이(서비스명 : 네오페이)' 3회, '케이엠씨(서비스명 : 비공개)' 1회, '이엔아이소프트(서비스명 : 클립)' 1회 등이 있었으며, SK플래닛을 통해서도 모빌리언스(서비스명 : 모빌리언스) 1회, 인포허브를 통해 '모노'라는 회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럽조이'에서 1회 등 총 9회에 걸쳐 이뤄졌다.
이 중에서는 이미 사라진 업체도 있었으며, 결제자 본인이 직접 문의함에도 불구하고 해당업체의 정보를 알 수 없던 경우도 있었다고 J씨는 주장했다.
이번의 경우는 결제가 이뤄질 당시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을수 있어 그나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전 것들은 모두 어떠한 고지도 없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선사업자인 SKT와 결제대행사인 다날, 모빌리언스 중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피해자 A씨는 "요즘에는 대부분 전자메일로 영수증이 오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이를 노리고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소액이라도 인증번호나 본인확인 없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SKT 측은 추가적인 접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일반 고객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일 같다고 설명했다.
SKT 관계자는 "고객이 소액결제를 하게되면 금액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알림 문자를 전송해 이를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번의 경우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모든 소액결제 시 알림문자를 발송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SKT는 회선사업자이지만 소액결제 사고발생시에도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만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통해 돕고 있다고 전해왔다.
그는 "먼저 소액결제 피해가 고객센터에 접수되면 결제대행사 및 해당 업체등에 이를 통보해 원만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 중 문제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소액결제 중재센터 등을 통해 추가적인 해결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날 및 모빌리언스 등 결제대행사들은 이번과 같은 사고건에 대해선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소액결제 사고가 발생한 회사들 중에는 유령업체 처럼 단기간에 사라지는 업체들도 있었으나, 다날 및 모빌리언스 등은 자신들은 결제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있을 뿐 수사기관이 아니기때문에 해당 회사들의 세부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런것들이 쌓이다보니 소액결제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돼 버렸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의 사용빈도가 낮은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소액결제에 대한 서비스 중단 요청을 해 이같은 문제발생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다"며 "이와함께 매월 요금청구서도 꼼꼼히 확인해야 결제도용 서비스 등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이같은 소비자들의 노력이 있기전에 결제대행사들이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이 선행되야 한다"며 "서비스 제공회사가 불법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유령회사는 아닌지 등 꼼꼼한 서비스제공 규정을 마련해 업체를 선정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피해자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