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수)

  • 구름많음동두천 19.5℃
  • 구름많음강릉 18.7℃
  • 맑음서울 21.1℃
  • 흐림대전 21.2℃
  • 흐림대구 20.7℃
  • 흐림울산 20.4℃
  • 흐림광주 23.9℃
  • 맑음부산 21.5℃
  • 흐림고창 24.2℃
  • 구름많음제주 25.2℃
  • 맑음강화 20.6℃
  • 흐림보은 19.2℃
  • 흐림금산 20.8℃
  • 구름많음강진군 23.8℃
  • 흐림경주시 20.0℃
  • 맑음거제 21.4℃
기상청 제공

[현장+] 장바구니가 사라진 시대…“장보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와요”

예전에는 고민이 ‘뭘 더 살까’였다면 지금은 ‘뭘 빼야 하나’ 고민

[KJtimes=김봄내 기자] # “뭐라도 사야 하는데, 이 가격이면 그냥 나가게 되더라.” 서울 동대문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권정미씨(29⸱여⸱가명)는 장바구니를 들고 입구를 들어선 20분 뒤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그대로 계산대를 지나쳐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장바구니 대신 휴대폰만 남아 있었다. 장보기는 끝났지만 구매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 “예전에는 장을 보면 일주일이 해결됐는데 지금은 하루치도 버거울 때가 있다.”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서민정씨(41⸱여⸱가명)는 예전에는 고민이 ‘뭘 더 살까’였다면 지금은 ‘뭘 빼야 하나’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 “마트 가면 다 사고 싶다가도 계산하면 다 내려놓게 된다. 이제는 장보러 가는 게 아니라 ‘얼마나 안 살 수 있나’ 시험하는 느낌이다. 서울 양재동 한 마트에서 만난 자취생 차유미씨(22⸱여⸱가명)는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빼는 시간이 제일 길고 결국 라면만 산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장바구니는 가득 차지 않고 소비자는 더 빨리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KJtimes>는 취재 과정에서 ‘장보러 갔다가 그냥 나온다’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쉽게 발견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식재료 일부만 선택 후 ‘다음에 사자’는 반복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5만원을 사용하겠다고 마음먹고 장보기에 나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장보기 비용이 8~10만원으로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필수품 외 구매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보기가 무거워진 이유는 단순 물가 상승이 아니다. 식탁 경제는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압박을 하는 핵심 3요소로 식재료 가격의 동시 상승, 가공식품의 가격 리셋, 소포장화와 단가 상승 등을 꼽는다.

 

한 시장 전문가는 “채소, 육류, 유제품 전반 상승은 특정 품목이 아니라 전체 바구니 상승을 가져오고 라면, 과자, 즉석식품 등 반복 인상은 1000원대 제품이 1500~2000원대로 이동하게 한다”며 “이에 따라 적게 사는데 더 비싸지는 구조를 형성하면서 그 결과 소비자는 같은 금액으로 예전보다 훨씬 적은 양만 구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최근 이 현상을 내부적으로 ‘회전형 이탈 소비’라고 부른다. 카트를 끌고 들어왔지만 구매 없이 나가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동대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현장에서 관찰되는 행동 변화을 보면 가격 확인 후 즉시 구매 포기하거나 장바구니 담았다가 다시 내려놓기 등을 가장 많이 본다”며 “온라인 최저가 확인 후 재방문을 반복하거나 한 번에 장보기 대신 분할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듣고 있다”고 귀띔했다.

 

◆ “살 이유를 계산하는 시대다”

 

경제 전문가들은 장보기는 원래 ‘계획 소비’의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즉석 판단’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는 계산기보다 먼저 감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장보기’가 왜 가장 먼저 무너졌을까.

 

한 경제 전문가는 “이건 꼭 필요한가, 지금 안 사도 되는가, 다른 걸로 대체 가능한가 등 장보기를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장바구니는 생활 리스트가 아니라 심리적 필터링 공간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한 분석가는 “장보기는 경제 구조에서 가장 유연한 소비 영역”이라면서 “주거나 교통과 같은 생존 필수도 아니고 통신이나 보험과 같은 고정비도 아니고 여행이나 여가 같은 감정 소비도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경기 변화가 오면 가장 먼저 줄어들고 가장 먼저 행동 변화로 드러난다”며 “다시 말해 장보기는 단순 소비가 아니라 가계 경제의 스트레스 지표”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응을 위해 이제 매출보다 체류 시간 감소나 카트 사용률 감소, 소액 결제 증가, 방문 대비 구매 전환율 하락 등 다른 지표를 본다”며 “고객이 오래 머무르는데 안 사는 게 아니라 아예 빨리 나가버리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는 유지되지만 구매는 줄어들고 필요는 있지만 선택은 사라지고 시장은 존재하지만 거래는 줄어든다”면서 “장보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온다는 말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고 그 안에는 이미 구조화된 변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너

글로벌 공정시장

더보기
공정위,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기업결합 심의 착수
[KJtimes=김은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의 첫 사례인 '대산 1호 사업재편'이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올랐다. 공정위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계열의 기업결합이 국내 일부 석유화학 제품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케미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추진 중인 석유화학 사업재편 관련 기업결합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기업결합이 국내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과 함께 시정명령 의견을 담고 있으며, 이날 각 기업에도 송부됐다. 이번 거래는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한 뒤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공동 최대주주가 되며, 대산산업단지 내 양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시장 경쟁 저해 우려"…시정방안 반영해 최종 판단 공정위 심

코로나 라이프

더보기
연간 1억명 해외여행 시대…출국 전부터 감염병 위험 알림 받는다
[KJtimes=김지아 기자] 해외여행과 국가 간 이동이 일상화되면서 정부가 입국장에 도착한 뒤 감염병을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출국 전부터 감염병 위험정보를 제공하는 사전 예방형 검역체계로 전환한다. 질병관리청은 26일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0월 6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5월 개정된 검역법에 따라 감염병 정보 제공과 항공기·선박 무작위 표본조사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검역 절차와 서식을 정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은 해외 출국자와 입국자에게 국가·지역별 감염병 위험정보를 모바일로 사전 안내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간 출입국자가 1억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국가 간 이동이 감염병 확산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히면서 검역의 무게중심을 입국 이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중점검역관리지역이나 검역관리지역으로 출국하거나 해당 지역을 체류·경유해 국내로 들어오는 사람 등에게 감염병 발생 동향과 예방수칙, 입국 과정에서 필요한 검역 절차 등을 안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 제공 기준을 마련한다. 정보 전달에는 통신사 등 전기통신사업자와 협력해 문자메시지와 모바일 메신저

현장+

더보기
티빙 3954만 계정 털렸다…접속키 하나에 개발환경부터 DB까지 뚫려
[KJtimes=김은경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3954만 개 계정과 소스코드가 포함된 개발 프로젝트 361건이 유출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공격자는 개발자가 보유한 '접속키'를 탈취해 개발환경에 침투한 뒤 운영환경으로 이동했고, 이용자 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까지 접근했다. 특히 티빙은 2024년 자체 모의해킹 과정에서 개발·운영환경 접속키가 소스코드에 노출되는 취약점을 확인하고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전체 개발자에게 모든 개발 프로젝트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비정상적인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으로 탐지·차단하는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3일 티빙 침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정보보호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공개했다. 사고는 지난 5월 30일 티빙 데이터베이스 서버의 작업량이 급증하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드러났다. 티빙은 이상징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비인가자가 내부 서버에 접근해 이용자 정보를 조회한 사실을 확인했고, 6월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를 신고했다. 조사단은 6월 2일부터 현장조사에 착수했고

탄소중립리포트

더보기
"석유화학 '감산 속 증설' 모순"… 샤힌프로젝트 가동에 공급과잉 우려
[KJtimes=견재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울산 ‘샤힌프로젝트’의 가동 임박으로 범용 플라스틱 생산능력이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폴리에틸렌(PE) 등 국내 주요 제품의 가동률이 6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대형 증설이 강행될 경우, 수급 불균형이 가중돼 산업 전반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3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감산 시대에 증설? 한국 석유화학의 위험한 베팅’ 이슈브리프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와 관련 업계는 지난해부터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능력을 에틸렌 기준 270만~370만톤가량 감축하고, 대산·여수 등 주요 단지의 설비 통합을 추진해 왔다. 범용 제품 위주의 사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특수화학품)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 목적이다. 그러나 내년 초 울산 샤힌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폴리에틸렌 생산능력 역시 기존 840만톤에서 970만톤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를 두고 "구조조정으로 줄이려

증권가 풍향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