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장진우 기자]“외식성공의 동반자로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상그룹 계열 식자재 유통전문업체 대상베스트코 이원석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 같은 경영철학에 흠집이 나는 사건이 발생해 그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 원산지와 유통기한을 조작한 축산물을 납품하다 검찰에 적발된 게 그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단장 이성희)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상베스트코의 강원지사장 김모씨(51) 등 2명을 출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운영실장 양모씨(45)등 7명은 불구속기소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통기한을 변조한 축산품 4억4000만원 어치를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H리조트와 정육매장 등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유통기한이 1년 이상 지난 돼지갈비와 한우 차돌박이도 있던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는 일반 돼지고기보다 비싸다는 점을 악용, 일반 돼지고기에 무항생제 돼지고기를 20% 가량 섞어 '친환경 삼겹살'등으로 둔갑시킨 뒤 2억6000여만원에 달하는 약 25톤의 축산품을 유통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축산물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거래업체에 뒷돈을 제공한 정황도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냉장 축산물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신고 없이 냉동 축산물로 바꿔 납품하기도 했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돼지고기들은 냉동시킨 뒤 얇게 절단해 냉동축산물로 재포장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대상베스트코는 이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상베스트코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점 직원 개인의 배임 행위로 현재 해당 직원들은 직무정지 처리된 상태”라며 “검찰조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회사의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회사에서도 검찰발표를 보고 알게 된 사건으로 개인의 비리로 회사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차원에서 직원들의 윤리교육이나 지점 점검 등은 지속해왔으나 개인의 문제들까지 일일이 챙기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철저한 품질 및 위생관리로 식재료의 안전을 보장해 드린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긴 까닭이다.
이 대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상베스트코는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논란의 핵심은 대상베스트코 매출에서 내부 거래 비중이 40%에 달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베스트코는 중부식자재, 대한식자재유통, 신다물유통, 우덕식품, 청정식품, 싼타종합유통, 한미종합식품, 배추벌레, 만세종합유통, 한려종합식품 등 종속회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실적악화로 이 대표를 괴롭히고 있다. 2010년 설립한 대상베스트코는 이듬해인 2011년 매출 8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2년에는 3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해 104억원의 손실을 냈다. 또 지난해 상반기에는 4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되자 모기업인 대상이 나섰다. 대상베스트코에 대해 1400억원가량 채무보증을 섰다. 대상베스트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대표의 입장에선 체면을 구긴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이원석 대표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풀어가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이익에만 눈 먼 대기업의 부도덕에 소비자만 피해를 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믿음과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상베스트코는 지난 2010년 설립돼 식자재 전문 마트를 통해 시중 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식자재 판매에 나섰다. 지분 현황을 보면 대상 70%, 임창욱 명예회장 10%, 임세령 상무 10%, 임상민 상무 10% 등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