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민석(33•회사원)씨. 그는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가가 오르고 있기는 한데 더 사 모아야 하는지, 다 팔아서 차익을 챙겨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다.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차익을 챙기기로 하고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주부 강성심(41)씨도 며칠 전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았다. 10% 정도 수익을 챙기면서 만족해야 했다. 내심 계속 유지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주가가 꺾기라도 하면 속이 쓰릴 것 같아 결단을 내리고 ‘팔자’ 행렬에 동참했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행태가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개인 투자자는 내다 파는 경향이 강한 반면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는 오히려 매집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의 매매 동향을 살펴본 결과에서 드러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총 736억3000만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85억7000만원과 505억90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례로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415.41%의 수익을 낸 대림B&Co[005750]의 경우 개인은 108억70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92억4000만원과 17억2000만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한미약품[128940](연초대비 수익률 273.53%)의 경우에도 개인이 648억6000만원 어치를 내다파는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92억8000만원과 215억80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익률 하위 20개 종목에서는 이와는 정반대의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23.07% 하락한 NHN엔터테인먼트[181710]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86억1000만원과 438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은 946억20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만도[204320](-17.71%)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93억3000만원과 194억70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802억8000만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에서 개인은 총 1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48억원과 28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수익률 하위 20개 종목에선 개인이 240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들 종목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877억원과 29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패턴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에 비해 정보나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가 종목별 실적 개선이나 성장성보다 단기간 주가를 보고 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쉽지는 않지만 일시적인 투자를 하기보다 추세가 형성될 수 있는 종목을 찾아 매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 같은 투자 행태를 유지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얻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