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동양시멘트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이사 보수 한도액을 두 배로 늘렸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동양시멘트가 모회사 오너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는 지난달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 회장과 강형규 부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17년 3월까지다.
이어서 이뤄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건을 통해서는 기존 15억원이던 이사 보수 한도액이 30억원으로 두 배나 늘렸다.
지난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동양시멘트가 정 회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함과 동시에 이사 보수 한도액을 두 배나 늘린 점을 두고 회사 안팎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모양새다.
8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동양시멘트는 260억원의 당기순손실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4%나 줄었다. 매출만 1.2% 늘어났을 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경영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실적이 개선되기 전부터 보수를 늘린 것은 구설수를 나을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기가 적절 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삼표그룹은 임원 보수 총액을 올렸다 해도 당장 집행되는 것이 아니며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 당시 보수 한도를 워낙 낮게 책정해서 인상을 했다 해도 업계 최저라는 설명이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사내이사 보수 총액 중 절반 수준 정도만 집행된 것으로 봐서 올해도 (보수 총액을)올려만 놓았을 뿐 다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 시절 보수 한도를 워낙 낮은 수준으로 깎아 놓아서 이번(정기 주총)에 올린 게 많은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렸어도 보수 수준이 동종업체들과 비교해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산업은행 PE와 공동으로 동양시멘트 경영권을 7943억원에 인수해 레미콘 업계 최초로 콘크리트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수전 당시 국내 시멘트 회사와 레미콘 회사는 물론 건축자재회사들까지 관심을 보였지만 정 회장이 직접 동양시멘트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경영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