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밤샘조사를 받고 13일 아침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했다. 22시간 넘게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특검이나 검찰에 출석해 이처럼 장시간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피의자 조사는 삼성 에버랜드 사건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2015년 7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에 대한 대가인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한 것, 같은 해 10월∼작년 3월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한 것 등이 뇌물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씨가 설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204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도 수사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포함한 사법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을 주도한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전날 오후 2시께 소환돼 13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을 포함해 최근 소환한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의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