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릴레이인터뷰⑭]중국동포타운신문 국장 김정룡 “코로나19, 외국인 차별 방역 구멍"

중국동포타운신문사 김정룡 편집국장이 말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명과 암
“한국 내 중국동포 등 외국인들 공적마스크와 재난지원급 지급 대상서 제외…‘K방역 오점’”

<KJtimes>코로나 19 이후의 삶이라는 특별기획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서 공감과 교훈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14번째 인터뷰는 중국조선족 출신으로 16년 전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현재 한국 내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중국동포타운신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정룡 편집국장(60)을 만났다. 다방면에서 폭넓은 식견과 중국 내 소식에 정통한 김정룡 국장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한국 내 외국인밀집지역의 실태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봤다.<편집자 주>

 

[KJtimes TV=김상영 기자] “코로나 발생 초기 한국 정부는 중국동포를 비롯한 외국인들에게 공적마스크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차별이 심각했다.”


전 세계가 ‘K방역'이 성공적이라고 칭송하고 있지만 김정룡 국장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정룡 국장은 국민들에게 공적마스크를 나눠준 이유는 코로나 예방 차원이었으나 외국인들은 제외시켰다"코로나 발생 초기 마스크를 못 구한 외국인들은 코로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유럽 등 서방선진국들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미국 등 서방나라들을 선진국이라고 맹목적으로 동경해왔지만 코로나를 통해 선진국의 기준이 무엇인지 재고해 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룡 국장과 일문일답>

 

-한국 내 중국인 밀집지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 원인은.


코로나는 중국에서 발생해 지구촌에 퍼져나갔기 때문에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사회는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한국사회 분위기는 중국인들을 바이러스 취급하기 때문에 초기에 많이 움츠러들었다.


때문에 대림동 등 중국인 밀집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방역수칙을 잘 지켰고 이들 지역의 중국인 자영업 가게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 미착용자는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문에 붙여 놓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이들 밀집지역에서는 정부의 지침이 없이도 자발적으로 가게 문을 닫는 등 발 빠르게 잘 대응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중국인 밀집지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재한중국인 사회의 노력의 보상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외국인 차별 부분을 지적하셨는데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인가.


코로나 유행 초기 공적마스크 판매 과정에서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했다. 당시 마스크 품절현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35일 공적마스크 판매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39일부터 5부제판매를 실시했다. 그런데 외국인에게 마스크 구매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면 과연 방역이 될까. 이 간단한 도리도 정부는 무시해 어이가 없었다. 얼마 후 외국인에게 판매를 허용했지만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만 판매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었다. 420일부터 마스크가 여유가 있게 되자 620일부터 공적마스크 판매가 종료됐다.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도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국가들에서는 외국인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한국은 외국인에게 중앙정부가 재난지원금을 발급하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시와 경기도 두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지급하도록 요청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시행했고 경기도는 시행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수용해 지급하기는 했지만 91000명에 달하는 외국인 가구에 33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결국 일부 배제된 채 100억원만 지급되면서 서울시 거주 외국인의 3분의 1만 받은 꼴이 됐다. 외국인도 합법거주하면 시민의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도 외국인 합법거주자를 시민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첫째 사업상의 변화다. 2019년까지 신문편집 일 외에도 강의 등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 사태를 맞아 사회활동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강의가 줄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평균 2~3회 강의가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줄줄이 다 취소되다가 7월과 10월에 법무부 강의만 4회 진행했고 한국다문화협의회 강의 1회까지 포함해 올해는 지금까지 총 5번의 강의에 그쳤다.


강의뿐만 아니라 포럼도 줄어 연초에만 해도 적어도 제가 대표를 맡은 포럼 3, 타 기관에서 주최하는 포럼 참여까지 포함해 10회 정도 잡혔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절만 정도가 줄었다. 그나마 있던 강의와 포럼도 다수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중국 측과도 여러 모로 할 일이 많은데 왕래하지 못해 모든 것이 멈춰진 상태다.


두 번째는 가족 삶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119일 장인, 장모가 손녀 돌 쇠 주려고 한국에 입국했는데 구정(125)부터 코로나가 갑자기 유행하는 바람에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0개월 동안 한국에서 함께 지냈다. 처남의 두 자녀까지 여섯 가족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일상생활리듬이 깨져 힘들었다. 독서에 많은 지장이 생겼고 글쓰기에도 지대한 영향이 있었다.” 

 


-한국의 ‘K방역을 평가한다면.


코로나는 아세아보다 서방국가들의 피해가 훨씬 막대하다. 막대할 정도가 아니라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하루에 10만명 넘는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니 매우 심각하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선진국들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을까.


백인들이 마스크 착용은 범죄자를 의심케 하는 문화적인 요소도 있지만 의료시스템도 문제이고 또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분위기도 크게 한몫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 거리두기와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지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심하게 반발하고 심지어 큰 폭동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과거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나라들을 선진국이라고 맹목적으로 동경해왔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선진국의 기준이 무엇인지 재고해 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 정부의 방역시스템과 방역노력이 효과를 보았고 건강의료보험제도가 잘 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한국인은 굉장히 착하다. 전체 대한민국 절대다수가 지침을 잘 따르고 있고 특히 자영업자들이 생계에 심각한 타격이 있어도 정부의 명령을 잘 따른다.


사피엔스로 일약 지구촌의 대스타가 된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 대응을 중국과 싱가포르를 대표로 하는 전체주의 감시시스템과 한국과 대만을 비롯한 시민역량 강화 시스템이라는 두 부류로 나눴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것은 중국과 싱가포르도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를 잘 했지만 한국과 대만도 잘했다고 평가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코로나 대응이 국제적인 교과서로 부상했고 높게 평가 받고 있긴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현 정부가 조금 더 대담하게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의 피해가 막대하다. 반면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은 잠잠한 편인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어떻게 보나.


코로나 사태를 통해 11표 선거를 통한 최고지도자 선출방식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차관 및 대통령 보좌진) 등용문제도 함께 비판했다. 그 이유는 코로나와 같은 준전시체제에서 국가가 급박한 상황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11표의 민주주의보다 전체주의감시시스템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후자에 속하고 중국정치 체제를 현능주의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중국 현능주의는 공무원 시험제와 간부 승진에 많은 조건을 달고 있고 말단 향·진 간부부터 시작해서 사다리 식으로 각급 행정급을 맡아 체험하고 성과에 따라 마지막에 중앙정부에 진출하는 적우제(積優制)’가 현능주의 기본이다.


중국 고위간부들은 이러한 현능주의 시스템에 의해 경험과 능력을 보장 받는다. 중국지도체제는 공산당 집단지도체제인데 경험과 능력이 보장된 간부들이 준전시체제에 임해 통제력을 발휘한다. 물론 전체주의감시시스템이 뒷받침 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이에 비해 11표 선거민주주의는 지도자나 고위공직자들이 선거를 의식해 아무리 준전시체제가 다가와도 함부로 통제를 못 한다. 물론 자유민주주의사회의 기본은 인권과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것이 정치생명이어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속출했다.


일례로 코로나 초기 신천지교회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천지교회를 방문하고 나서 이튿날부터 그에 대한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는데 이것은 국민들이 정부가 그와 같은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해 신속하게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것을 바란다는 유력한 증거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중국발 코로나 사태 은폐 문제를 떠들어왔는데 중국은 전체주의감시시스템을 발동해 단시일 내에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는데 뛰어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해야 마땅하다. 서방국가들은 중국 은폐를 거론하지만 10월 초 중국에서 1만명이 넘는 치맥모임을 개최했는데 만약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면 무모하게 그런 방대한 모임을 누가 감히 개최할 것이며 또 누가 감히 그 모임에 참석할 것인가.


이 방대한 모임이 있은 후에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서방국가들이 제기하는 중국 은폐론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준전시체제에서는 상황통제능력이 11표 선거 민주주의보다 현능주의 전체주의 감시 시스템이 훨씬 효과적이다.”

 

-코로나가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보나.


코로나가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경종이다. 지난 세월 동안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지구를 파괴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인류는 물질적 풍요를 누렸는데 이제부터 정신을 차리라는 경종을 울려 준 것이다. 경종이 울렸으면 인류는 변화해야 한다.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과거를 뒤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조심스럽게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가 인류에게 던지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다. 과거 세계리더를 자부하던 미국이 트럼프 시대에는 자국의 이익만 추구했는데 다행히 바이든이 당선돼 국저적인 협력과 연대를 다시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중국동포타운신문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중국동포타운신문은 지난 2003년 창간했다. 저는 2011년부터 편집을 맡아 현재 10년째 편집국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문사) 창간 초기에는 (중국) 동포들 다수가 불법체류자들이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중국 동포들이 이렇게 많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 내에서는 (중국 동포들에 대한) 불법체류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음지에만 놔둘 것이 아니라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봤고 중국동포들의 출입국 제도를 비롯해 각종 정책제도 마련이 진행됐다. 중국동포타운신문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제도를 동포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몇년 전 부터는 신문의 초점이 (동포들의 한국 내) 정착에 필요한 내용들과 중국 소식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가 언제 끝날 지 지금으로서는 아직 예측불가다. 사회가 변하고 개인도 변하고 있다. 이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는 자는 잘 이겨낼 것이고 적응하지 못한 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의식을 갖고 삶을 임해야 한다. 시대는 이렇듯 급박하게 또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유독 정치권만은 변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치권은 반드시 위기의식을 갖고 국민을 살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