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9 (수)

  • 흐림동두천 15.6℃
  • 흐림강릉 14.5℃
  • 흐림서울 15.3℃
  • 흐림대전 16.0℃
  • 흐림대구 15.5℃
  • 흐림울산 13.4℃
  • 흐림광주 15.2℃
  • 흐림부산 14.6℃
  • 흐림고창 12.4℃
  • 제주 14.0℃
  • 흐림강화 11.9℃
  • 흐림보은 13.7℃
  • 흐림금산 14.0℃
  • 흐림강진군 14.7℃
  • 흐림경주시 13.6℃
  • 흐림거제 14.7℃
기상청 제공

[탐사보도] "나이스홀딩스 계열사인 줄 알았다"…신뢰 도용한 텔레그램 금투자방 '정교한 사기판' 경악

"금융 대기업이니까 안심" "본사에서 인터뷰도 했다" 나이스인베스팅 명의 악용에 피해 확산 우려
텔레그램방에서 만나 '친밀감 형성' 수익 인증으로 '안심'…원금보전 계약서로 유인까지 '치밀한 사기'
나이스홀딩스 측 "전혀 몰랐다" "팝업창으로 임시 예방" 법적 조치 예고 "피해 예방에 최선 다할 것"


[KJtimes=김지아 기자] 텔레그램을 통해 확산 중인 '금 투자 컨설팅방'이 금융 대기업 나이스그룹 계열사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금융 인프라와 데이터 분석의 대표 신용 정보 기업인 '나이스그룹(조대민 대표이사)'과 그 지주회사인 '나이스홀딩스(조대민 대표이사)' 신설법인 '나이스인베스팅(주)(고영진 대표이사)'이 '신용'에서 가장 취약한 '금융사기'에 악용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들에겐 낯설지 않은 'NICE'라는 브랜드가 투자를 망설이는 이들의 '신뢰'를 도왔다는 점에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직접 해당 방에 잠입해본 결과, 회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정교한 연출과 조직적인 금전 유도가 진행되고 있었다.


텔레그램방의 시작은 갑작스러웠다. '탈퇴한 회원이 초대했습니다'라는 알림과 함께 기자의 계정이 무작위로 초대됐다. 방에는 약 44명이 모여 있었고, 방 이름은 수차례 바뀌었다. 처음에는 의미 없는 숫자로 표시되다가, 마지막에는 '박00 금융전문가 네트워크 O기'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이후 '매니저'라 불리는 인물이 등장해 "최근 금시장 흐름이 좋다"며 관련 기사와 자료를 안내해주고, 무료 투자 컨설팅 체험 링크를 올렸다. 이어서 몇몇 회원이 "무료 체험으로 20만~30만원을 벌었다"며 통장 캡처 이미지를 공유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신뢰를 쌓아갔다. 며칠 뒤 그들은 "3500만원 투자로 1억원 가까이 벌었다"고 자랑하며 다시 인증 이미지를 올렸다.

방 분위기는 급속도로 들떴다. "나도 해봐야겠다" "컨설팅 예약 완료" 같은 반응이 이어졌고, 이후 "저는 대출까지 받아서 7000만원으로 2억 가까이 수익을 냈다" "1억원으로 6억원 수익을 냈다. 꿈만 같다"면서 경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서로에게 축하 인사를 건내며, 초기 조금만 투자한 사람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나오기도 하며 새롭게 투자 하려는 사람에게 '후회없이 있는 돈을 다 투자해라'라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불안해 하는 사람에게 금융전문가라는 트레이더는 "원금 보존 계약서를 작성해드린다"며 안심시켰다. 계약서에는 '나이스인베스팅(주)'라는 회사명과 사업자등록번호, 인감도장이 찍혀 있었다. 확인결과 사업자 번호 모두 나이스그룹의 나이스인베스팅(주)의 사업자등록증에 나온 것과 동일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컨설팅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가상 금거래소'에 자금을 입금해야 했다. 컨설팅 트레이너는 "안전하게 거래하려면 빗썸 계정을 개설하라"며 이더리움을 구매하도록 유도했고, 이후 특정 전자지갑 주소로 자산을 송금하게 했다. 송금 후엔 "투자 시스템이 자동으로 운영된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투자를 직접 할수도 있고 맡길수도 있다고도 했다. 금액에 따라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 소요후 투자금의 3배에서 6배가 되는 거액을 받는 시스템이었다. 

기자는 여기까지 진행한뒤 더이상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가상 사이트로 전자지갑을 통해 돈이 입금되고 나면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열리지 않거나 오류가 생길 것' 이라고 조언했다. 

기자는 실제로 텔레그램방에서 '1억원 투자로 6억원을 벌었다'는 사람과도 연락을 취했다. 경기도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그는 "회사(나이스 인베스팅)에서 고수익 투자자 인터뷰를 제안해 본사로 초대받았다"며 영상 촬영 사실을 전했다. 인터뷰 영상도 텔레그램 방에서 공유했다. 인터뷰 영상에는 상단 우측에 '나이스인베스팅' 로고가 선명히 표시돼 있었다.

그는 기자의 의심에 "대표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라며 "괜히 의심하지 말고 믿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방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한 사람이 여러 폰으로 조작한 대화일 가능성이 크다"며 "공유된 통장과 수익 인증은 합성 이미지일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텔레그램방은 표면적으로 일상 대화가 오가는 '투자 커뮤니티'처럼 보인다. 10여 명은 생활고를 토로하며 "작게는 1000만원, 많게는 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털어놨다. 일부는 "단기간에 목돈을 벌었다" "인생 최대의 꿈이 이루어졌다" "유럽으로 장기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며 웃음 이모티콘을 남겼다. 

그러나 이 모든 대화가 '한 사람의 연출'일 수 있다는 경찰의 말에 기자는 섬뜩함을 느꼈다. 

◆나이스그룹 "금융 신용회사 브랜드 악용한 최악의 사기, 그룹도 피해자" 법적 대응 예고 

한편 이같이 '금융신용정보'로 정통한 회사라는 타이틀로 텔레그램방에서 금융사기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었지만 나이스홀딩스 측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측은 "전혀 몰랐으며, 회사 브랜드가 악용되고 있었다면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나이스그룹은 취재 확인 과정에서 더 큰 피해 예방을 위해 나이스인베스팅 홈페이지와 나이스그룹 대표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우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나이스그룹 지주회사인 나이스홀딩스의 홍보팀은 "나이스인베스팅은 실제 존재하는 회사지만, 금 투자나 개인 대상 컨설팅 사업은 일절 하지 않는다"며 "법적 검토를 거쳐 명의 도용자에 대해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6년 설립된 나이스그룹은 신용평가, 전자결제, 데이터 분석 등 금융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적인 금융서비스 기업집단이다. '나이스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NICE평가정보·NICE신용평가·NICE정보통신 등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나이스홀딩스'는 그룹의 핵심 지주회사로, 자회사 지분관리 및 경영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본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으며, 2024년 기준 연결매출은 약 3조원 규모다.

'신종 금투자 사기에 회사 이름이 도용된 '나이스인베스팅㈜'은 나이스홀딩스 계열사이며, NICE평가정보가 100% 출자해 2025년 3월 공식 설립한 신생 회사다. 공식 사업목적은 '자본시장 참여자를 위한 정보제공 및 투자지수 개발'로, 개인에게 투자 권유나 계좌 개설, 자금 이체 요청을 하는 영업은 일절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나이스홀딩스 측은 "나이스인베스팅은 금 투자나 개인 대상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으며, 텔레그램 등에서 회사 명의가 사용되고 있다면 명백한 사칭"이라며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해 그룹 법무팀 중심으로 다각적이고 강력한 대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만 특정 계열사의 도용으로 인한 이슈가 그룹 전체의 도용으로 해석될 경우, 금융 인프라 사업을 영위하는 타계열사들과 고객에게 혼란을 끼칠수 있어 염려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신용정보 회사인데 진짜 아닐까?" 신뢰를 악용한 신종사기 주의 요구  

"정말 진짜 투자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묘했다. 만약 여윳돈이 있었다면, 그리고 나이스홀딩스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심리적 방어벽은 쉽게 무너졌을 것이다. 

'금융 대기업'의 이미지를 교묘히 이용한 이 텔레그램방은, 피해가 본격화되기 전 반드시 차단돼야 할 위험한 덫이다. 


배너

글로벌 공정시장

더보기
[회장님은 법원에③] 조세포탈 혐의에 휘말린 오너들, 위협받는 그룹의 미래
[KJtimes=김은경 기자] 기업의 평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만, 오너 한 사람의 일탈로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조세 포탈 혐의로 재판정에 섰던 오너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건이 잊히길 기다리듯 조용히 모습을 감춘다. 그러나 이들의 법적 분쟁은 아직도 기업 경영의 깊은 곳에서 흔들림을 만들고 있으며, 공적 책임 대신 관대한 판결이 이어지는 동안 '오너리스크'는 더욱 구조화되고 있다. <kjtimes>는 최근까지 공개된 판결과 마지막 보도를 기준으로, 그 이후 별다른 진척 없이 방치된 오너들의 법적 문제를 검토하며, 이로 인해 기업이 어떤 리스크를 안게 되었는지 짚어본다. ◆"무죄 판결 이후 이어진 침묵"구본상 LIG그룹 회장 구본상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신고가 부정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조세 채무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구본상 회장의 경우처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수백억~수천억대 세금이 걸린 거래를 할 때, 실질 가격 평가와 세금 부과를 어떻게 엄격히 할 것인가, 단지 서류가 아니라 실질을 기준에 두는 공정

코로나 라이프

더보기
"식약처 공문 믿었다가 돈 털린다"…식품업계 노린 신종 사칭 사기 확산
[KJtimes=김지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사칭한 위조 공문으로 식품업계를 겨냥한 사기 시도가 발생하면서 기업 피해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법 개정을 빌미로 장비 구매를 강요하는 방식이 실제 행정조치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일부 식품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식품위생법 개정'을 내세운 위조 공문서가 유포되고, 이를 통해 특정 장비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칭 범죄는 ATP측정기, 온습도 측정기 등 위생 관련 장비를 의무적으로 구비해야 하는 것처럼 안내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 나아가 특정 업체를 지정해 구매를 유도하고 입금을 요구한 뒤, 추후 환급해주겠다고 속이는 전형적인 금전 편취 수법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사칭+금전 요구' 결합…기업 대응 실패 시 피해 직결 이번 사기의 핵심 리스크는 위조 공문과 전화·문자 안내가 결합되면서 실제 정부 행정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공문 형식을 갖춘 문서에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되거나, 위생점검을 언급하며 계약과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현장+

더보기
[현장+] 장바구니가 사라진 시대…“장보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와요”
[KJtimes=김봄내 기자] # “뭐라도 사야 하는데, 이 가격이면 그냥 나가게 되더라.” 서울 동대문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권정미씨(29⸱여⸱가명)는 장바구니를 들고 입구를 들어선 20분 뒤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그대로 계산대를 지나쳐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장바구니 대신 휴대폰만 남아 있었다. 장보기는 끝났지만 구매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 “예전에는 장을 보면 일주일이 해결됐는데 지금은 하루치도 버거울 때가 있다.”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서민정씨(41⸱여⸱가명)는 예전에는 고민이 ‘뭘 더 살까’였다면 지금은 ‘뭘 빼야 하나’ 고민이라고 푸념했다. ◆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 “마트 가면 다 사고 싶다가도 계산하면 다 내려놓게 된다. 이제는 장보러 가는 게 아니라 ‘얼마나 안 살 수 있나’ 시험하는 느낌이다. 서울 양재동 한 마트에서 만난 자취생 차유미씨(22⸱여⸱가명)는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빼는 시간이 제일 길고 결국 라면만 산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트는 채워지지 않고 계산만 늘어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장바구니는 가득 차지 않고 소비자는 더 빨리 포기하는

탄소중립리포트

더보기
"난방 때문에 태양광 전기 버려진다"…LNG 열병합발전의 '불편한 진실'
[KJtimes=견재수 기자]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는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그간 고효율 설비로 평가받던 LNG 열병합발전이 오히려 태양광과 풍력의 계통 수용성을 저해하는 ‘경직성 자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16일 이슈브리프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LNG 열병합발전」을 통해, LNG 열병합발전의 운영 구조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시대의 발전 설비 기준이 과거의 ‘효율성’에서 ‘유연성’으로 이동해야 함을 강조하며, 전력 계통 운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 재생에너지 밀어내는 '열제약 발전'...계통 경직성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LNG 열병합발전은 열 수요가 발생하면 전력 수요와 관계없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특히 전력 수요는 낮고 태양광 발전량은 많은 봄·가을철 낮 시간대에, 열 공급 유지를 위해 가동되는 가스발전(열제약 발전)이 재생에너지가 들어갈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은 실제 계통 운영 사례를 통해 이러한 충돌을 증명했다. 2025년 3월 9일 오후 1시 기준, 육지 재생에너지 출력제

증권가 풍향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