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해상풍력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해상풍력 특별법(이하 해풍법)’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입법예고 된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이 법 본연의 취지인 공공성과 환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재생에너지포럼(이하 포럼)은 13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마련한 하위법령은 공공성과 환경성 원칙을 집행 단계에서 사실상 무력화했다”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공공주도' 명시는 했지만… 구체적 집행 기준은 "텅 빈 강정"
해풍법은 해양공간의 공공성을 고려해 해상풍력을 ‘공공의 자원’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특히 법 제24조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보유한 공공기관에 대한 우대 조항을 두어 에너지 전환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했다.
그러나 포럼에 따르면, 이번 하위법령에는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식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 공공성 평가 항목이나 지분 구조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으면서, 해당 조항이 실효성 없는 ‘선언적 문구’에 그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이 사업 추진 시 받을 수 있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제23조) 역시 하위법령에서 적용 범위와 기준이 생략되어, 공공주도 사업이 오히려 제도적 제약에 가로막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환경평가 '무력화' 독소조항… 철새 조사 범위까지 축소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지점은 환경성 평가의 퇴행이다. 시행령 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사업부지 확정 전 단계에서 수행된 정부의 예비 환경조사로 사업자의 환경성 평가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꼼꼼한 환경 검증을 생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
더욱이 시행령 제34조는 실시계획 변경 시 환경성 평가 특례를 신설해, 이른바 ‘쪼개기 평가’를 가능케 함으로써 환경영향평가의 실효성을 약화시켰다.
현장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 시행규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예비지구 환경성 조사 대상에서 오리과와 물떼새류 등 주요 철새를 제외하고 오직 해양성 조류만을 조사하도록 한 것이다. 포럼은 “해양 생태계 전반을 살피지 않는 조사는 환경영향평가를 형해화하는 조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밀실' 민관협의회 우려… 정보공개·시민 참여 원천 봉쇄
지역 수용성 확보의 핵심인 민관협의체 운영 역시 민주성과 투명성이 결여되었다는 평가다.
현 시행령안에는 민관협의회 회의록 공개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으며, 해양환경영향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 및 공개 절차도 미흡하다. 특히 협의회 구성 시 환경 전문가와 기후·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는 규정이 없어, 사실상 사업 추진을 위한 ‘거듭나기식’ 기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공재생에너지포럼은 “공공성, 환경성, 민주적 협력은 해상풍력 정책의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조건”이라며, “이 중 하나라도 결여될 경우 해풍법은 ‘녹색의 외피를 쓴 또 다른 개발법’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참여연대, 녹색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복지재정위원회, 에너지정의행동, 60+기후행동,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내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하위법령을 전면 수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