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간편식과 배달 음식이 일상이 된 현대인의 식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부착된 플라스틱 용기조차 가열 시 수십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는 최근 발표된 24편의 학술 논문을 종합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긴 음식을 가열할 경우 미세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이 음식물로 대량 유입되어 인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 “5분 가열에 미세플라스틱 최대 53만 개 방출”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스티렌(PS) 재질의 용기를 전자레인지로 5분간 가열할 경우, 적게는 32만 6000개에서 많게는 53만 4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 또는 냉동 보관 후 데우는 과정에서도 10만~26만 개의 입자가 검출됐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이다.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약 1만 6000종에 달하며, 이 중 4200종은 이미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판명됐다. 실제로 인체 혈액, 태반, 폐, 간 등에서 검출된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만 1396종에 이른다.
특히 가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의도적 첨가물질(NIAS)’의 위험성이 지적됐다. 제조 시 직접 넣지 않아도 불순물이나 반응 부산물로 생겨나는 이 물질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독성을 띤다. 일례로 전자레인지 가열 시 플라스틱의 UV 안정제가 음식 속 전분과 반응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화합물을 생성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 성장하는 간편식 시장, 뒤처진 안전 가이드라인
전 세계 간편식 시장은 2025년 1,9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거래량이 7,150만 톤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과거 석면, 납, 담배 사례와 유사한 보건 위기가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그린피스는 “과거 유해 물질들이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방치되는 동안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플라스틱 역시 유해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위험 가능성이 있다면 미리 차단하는 ‘사전 예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기업, 플라스틱 배출 제로 목표 세워야”
그린피스는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유해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 사용 중단 ▲포장재 내 유해 물질 ‘배출 제로(Zero Release)’ 목표 설정 ▲‘전자레인지 안전’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시 중단 ▲재사용 시스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소비자들에게는 실천 방안으로 ▲음식 가열 시 플라스틱 용기 사용 지양 ▲스테인리스, 유리 등 재사용 가능한 용기 사용 ▲플라스틱 포장을 최소화한 제품 구매 등을 권고했다.
다니엘 리드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소 75% 감축하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필요하다”며 “개인의 실천을 넘어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과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