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자동차 부품 금형 제작을 둘러싼 하도급 거래에서 계약서조차 없이 일을 맡기거나 대금 지급을 늦추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금형 업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불공정 거래 구조가 다시 한 번 드러나면서 원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지컨트롤스㈜가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법정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4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인지컨트롤스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6개 수급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 관련 금형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하도급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계약서 발급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인지컨트롤스는 45건의 거래에서 하도급 계약서를 전혀 발급하지 않았고, 75건의 거래에서는 하도급대금 조정 기준이나 절차 등이 빠진 불완전한 계약서를 발급했다. 이 가운데 일부 거래는 수급사업자가 이미 작업을 시작한 뒤에야 계약서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거래 조건에서도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특약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내용에는 검사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를 제한하거나 계약 변경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사업자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조항 등이 담겼다. 또 계약 해지와 관련해 수급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연이자·수수료 미지급까지…금형업계 관행 다시 도마
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법 위반이 확인됐다. 인지컨트롤스는 일부 수급사업자에게 목적물 검사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하도급 대금을 법정 지급기일이 지난 뒤 지급하면서도 지연이자와 결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미지급된 지연이자는 약 6841만 원, 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는 약 1031만 원에 달했다. 다만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해당 금액은 모두 수급사업자에게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계약서 미발급 행위에 대해 1억2000만 원, 지연이자 및 수수료 미지급 행위에 대해 2400만 원 등 총 1억4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금형 산업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구두 계약과 대금 지연 지급 관행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금형 산업은 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전반의 기반이 되는 핵심 뿌리산업이지만, 원사업자와 협력업체 간 거래에서 불공정 관행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금형 분야를 포함한 제조업 하도급 거래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