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전조 현상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 우리 경제의 자산 구조가 해외 중심으로 변화하며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윤영교 연구원은 최근 산은조사월보(제844호)에 게재된 ‘원/달러 환율 변동 요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팬데믹 이후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빠르게 상승했다. 한때 환율이 1,500원 선에 육박하며 금융위기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수출 호조와 주가지수 상승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견고한 상황에서 환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은 과거 위기 상황과는 명확히 다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 "환율 급등, 위기 전조 아닌 구조적 변화"...산은, '해외투자 확대' 원인 지목
실제로 원화 가치는 팬데믹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2021년 1월 저점 대비 올해 2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약 28.7% 상승하며, 주요국 가운데 일본 엔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외환위기(1997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당시의 환율 상승 폭(각각 26%, 27%)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통화량 증가, 지정학적 갈등 등의 요인에 대해 “각 요인이 환율에 영향을 미쳤으나, 상승분 전체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증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했다. 팬데믹 이후 해외증권투자가 급증하며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것이 환율 상승의 강력한 압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4년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러한 해외투자 우위 구조는 2014년부터 이미 형성되어 최근 개인 투자자의 가세로 더욱 속도가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해외투자 확대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매력 저하를 꼽았다.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저평가와 성장률 하락에 따른 기대수익률 저하가 투자자들을 해외로 향하게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미흡한 주주 보호 제도, 순환출자 구조 등 장기 투자를 저해하는 환경이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유인을 높이고 자본 유출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정 품목에 편중된 수출 의존적 경제 구조와 장기 하락 추세에 있는 내수 성장률 역시 국내 투자의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윤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 상황을 과거의 경제위기와 동일시하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한국이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풍부한 대외금융자산과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위기 전조로 해석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적인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국내 금융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투자 대상의 다양화와 장기투자 유도를 위한 세제 지원 등 국내 투자 기반 강화 대책을 제언했다. 또한 “급격한 환율 변동이 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리하고, 해외 금융소득이 내수 소비와 성장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