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미국 계열사 페달포인트를 상대로 제기한 ‘증거개시 절차(디스커버리)’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이그니오 투자 관련 의혹 검증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자,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이 절차적 판단일 뿐 의혹의 타당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하며 양사 간 법적 공방이 재점화되고 있다. 영풍은 항소심 승소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비정상 거래 의혹을 입증할 핵심 자료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입장인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법적 의미를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한국 법원에서의 증거능력과 디스커버리 결과는 별개라고 일축했다.
◆ 영풍, 미국 법원서 ‘증거확보’ 길 열었다… “이그니오 비정상 거래 실체 밝힐 것”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진 및 이사진 소송과 연계된 미국 증거개시 절차 항소심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22일, 페달포인트가 제기한 항소를 전면 기각하고 영풍의 증거개시를 허용한 1심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영풍은 이번 판결로 페달포인트를 상대로 문서 제출 및 관계자 증언 확보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그간 제한됐던 핵심 자료 접근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이번 결정은 수많은 의혹이 제기된 최윤범 회장의 이그니오 고가 투자 관련 의사결정 과정과 거래 구조 전반에 대한 실질적 검증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2022년 고려아연이 약 5800억원에 인수한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이나, 인수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매도자 측에 투자금 대비 약 100배의 이익을 제공한 비정상적 구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초기 자본금이 약 33억 원 수준이었음에도 고려아연이 초기 지분 인수에만 약 3600억 원을 지급한 점 등은 통상적인 거래 관행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 고려아연 “절차적 판단일 뿐, 여론 호도”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영풍 측이 항소심 결과를 왜곡·과장하며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항소법원의 판결은 연방법 제1782조에 따른 1심 법원의 재량적 판단이 적절했는지 여부만을 검토한 것일 뿐, 영풍 측 의혹의 타당성을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은 특히 “미국 법원의 증거수집 취지와 별개로, 한국 법률 체계상 해당 절차로 수집된 증거가 적법한지, 실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주주대표소송은 ‘이사들 개인’이 당사자인 만큼 회사인 페달포인트가 보유한 문서와는 무관하며, 수집된 문서는 ‘보호명령(Protective Order)’에 따라 소송 외 언론플레이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가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이며, 이그니오 인수는 글로벌 IB의 보고서를 토대로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영풍 장형진 고문도 당시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결정에 찬성했음을 상기시키며, 적대적 M&A 시도 이후 입장을 바꾼 영풍 측의 행보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