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우리투자증권(005940) 인수합병(M&A)에 나설 후보들의 윤곽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예비 입찰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인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증권사와 사모펀드까지 인수전에 가세했다.
23일 금융사들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단번에 자산규모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에 인수에 관심을 가진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한다. 특히 적극적인 관심을 표한 곳은 KB금융, 농협금융, 대신증권, 파인스트리트그룹 등 4곳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의 자산은 26조9836억원으로(6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중 1위이고 사업 내용도 다른 증권사보다 우수한 편이다. 사업이 위탁매매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트레이딩으로 잘 분산되어 있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순영업수익에서 WM, IB, 트레이딩의 합계 비중은 37%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훨씬 높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은행업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비은행업 증권 계열사의 덩치를 키울 수 있다. 자산 규모로는 우리투자증권보다 아래지만 부동산 등 현금성 자산이 많아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증권사 중 우리투자증권 인수 검토를 공식화하는 등 가장먼저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그간 부족했던 WM, IB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해 압도적인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가 인수 추진 배경이다.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설립한 사모펀드(PEF) 파인스트리트그룹도 최근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황 부진과 우리투자증권 매매가 부담 등으로 향후 인수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주가가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가격 부담이 완화됐지만 2조원에 달하는 매매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또 우리투자증권의 매매가는 1조2000억원 내외로 예상되지만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자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패키지로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어 선뜻 나서기 부담스러운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을 때 중소 증권사들과 사모펀드들이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들 중 구체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