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양정모•백종헌•채규철•유종환 회장.
과거 재계를 주름잡다 잊혀졌던 회장들의 이름이 세간에 또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유는 재벌 일가가 소유했던 저택들이 경매로 나온데 기인한다.
오는 4월 2일 경매 법정에 나오는 국제그룹 고 양정모 회장 일가가 소유한 서울 성북동 고급 주택이 대표적이다. 이 단독주택의 명의는 양 회장의 장남 양희원 아이씨씨코퍼레이션 대표로 되어 있다.
이곳은 양 회장이 거주하다가 1987년 국제상사 명의로 넘어간 뒤 1998년 양희원 대표가 매입했다. 양 대표는 이 집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집을 경매로 넘기게 됐다.
지난 1월에는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의 일가가 거주하는 빌라가 법원 경매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주택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고급 빌라 밀집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명의는 백 회장의 부인으로 되어 있다. 최초 감정가격은 15억원으로 책정됐다.
채규철 도민저축은행 회장도 같은 시기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수백억원대의 부실·불법 대출 혐의로 최근 징역 4년형이 확정된 채 회장 소유의 고가 주택이 경매에 부쳐졌다가 주인을 찾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채 회장 소유의 청구빌라트(전용면적 245㎡) 두 채는 감정가 각각 12억원, 12억2000만원에 경매에 나와 3번 유찰 끝에 두 채 모두 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의 대형 패션전문 쇼핑몰 ‘동대문 밀리오레’의 성공 신화로 한때 주가를 높이던 유종환 밀리오레 대표의 자택이 매물로 등장해 눈길을 잡았다. 유 대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저택으로 감정가 총 60억6천966만200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벌 소유 부동산의 경매 법정 등장은 보통 재벌 파산의 종착역으로 인식된다”며 “재벌가가 소유한 부동산은 회사가 무너진 뒤 짧게는 2∼3년, 길게는 7∼8년만에 경매에 부쳐지는 게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