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지난달 31일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흡수 합병 소식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내 핵심 계열사 간 인수·합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극대화 하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재계 선두 기업의 움직임이 다른 대기업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한다. 재무구조가 좋고 투자여력까지 갖춘 삼성종합화학과 실적악화와 투자여력 부족에 놓인 삼성석유화학이 합치는 것이다.
18일 주주총회 승인까지 마치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으로 인해 연매출 2조6000억원, 자산 2조5000억원 규모의 화학 소재 회사가 삼성그룹 내에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發 공급 확대 가속화로 인한 경쟁력 악화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을 경우 위기가 코앞까지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지분 50%의 삼성토탈을 자회사로 둔 순수지주회사였지만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 지주사 형태로 전환된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1일,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 합병한다는 발표를 했다. 소재 경쟁력 강화가 필요했던 삼성SDI와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려는 제일모직이 결합하게 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계열사 간 합병 움직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용인의 삼성에버랜드 내에 빈폴 아웃도어와 에잇세컨즈 등 제일모직 패션 사업부가 입점한 것이 신호탄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은 보안 솔루션 서비스 업체인 삼성에스원으로 넘어갔다. 사업 이관으로 삼성에스원은 보안과 건물관리는 통합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삼성 SDS도 지난해 삼성 SNS를 합병하고 중동과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삼성그룹이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경영효율성과 미래먹거리를 찾는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그룹은 대외적으로 최근 이 같은 계열사 간 합병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사업 재편이라는 입장이다. 또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작업으로 사업재편 범위가 다른 사업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3세 경영 승계 구도가 더욱 구체화할 것으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