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늑장 리콜’ GM(제너럴모터스)이 또 다시 대형리콜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29건의 리콜이자 올 2월 이후 미국에서만 총 1360만대를 리콜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일(현지시간) GM은 “2005년 이후 연식 세단과 크로스오버 차량 등 모두 240만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 대상은 뷰익 엔클레이브, 쉐보레 트래버스, GMC 아카디아 등 2009~2014년 모델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안전벨트 결함이 발견된 130만대와 2004~2008년 사이 생산된 쉐보레 말리부, 2005년 이후 생산된 폰티악 G6 등 변속장치관련 케이블 이상이 발견된 110만대가 대상이다.
이밖에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최신 모델 1402대와 쉐보레 실버라도 등 픽업트럭 58대도 각각 조수석 에어백 결함과 충전용 발전기 고정클립 이상으로 리콜된다. GM은 이번 리콜 사유와 관련해 18건의 사고로 1건에서 부상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생산된 모델도 리콜에 들어간다.
GM은 현지시간으로 21일 “2004~2008년 사이 한국에서 생산한 쉐보레 구형 아베오와 옵트라 21만80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美 도로교통안전국은 GM 측이 이들 차종의 헤드라이트가 과열돼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며 리콜 방침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GM은 과거 대우차가 한국 공장에서 조립한 차량들로 몇 건의 화재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결함에 대해서는 원인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잇따른 리콜로 GM이 올해 2분기에 치러야할 관련 비용은 기존 2억 달러(2050억원)에서 4억 달러(41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리콜 규모도 지난 2004년 세운 미국 내 최다 기록인 1075만대를 뛰어넘었다.
GM은 지난 16일 사망사고로 이어진 자동차 결함을 미리 알고도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국 정부로부터 공공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등 현행법 위반으로 3500만 달러(한화 359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자동차 회사의 리콜은 제작과정에서의 결함으로 브랜드나 이미지 실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제작사가 소비자의 안전운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시정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은 얼마 전까지 글로벌 생산기지 철수와 인력 감축 등으로 구설수 올랐는데 이번에는 대량 리콜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늑장 대응으로 인해 안방인 미국에서 철퇴를 맞은 만큼 이번 리콜 사태에 따른 여파는 어떻게 잠재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