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후회되고 부끄럽습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함께 ‘동양 사태’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철 전 동양네트워크 사장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사장은 현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는 반성문을 통해 “너무나 후회가 되고 제 자신이 부끄러워 변호인과 남은 심리 일정을 포기할 것을 협의하였습니다”고 적었다.
또 “그동안 억울하고 답답한 제 자신의 처지에만 도취돼 있었다”며 “제가 목소리를 높여 잘잘못을 따지며 싸워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죄인의 자세로 숨죽이고 자숙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지금에야 깨달았고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생 재테크는 고사하고 아직 전셋집도 한 번 얻어보지 못한 평범한 월급쟁이”라며 “유일한 아들인 제가 구속되면서 (부모님께) 생활비며 의료비조차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으며 궁박한 제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조급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동양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인) ㈜미러스를 설립할 당시 전현직 임원들에 의해 장악된 그룹 구매를 통합하고 구매 비리를 척결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수십년간 관행화된 그룹 구매시스템을 개선하는 등의 과정에서 기존 기득권 세력들과 엄청난 분쟁에 휘말렸다”고 동양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비리 실상에 대해서도 일부 털어놨다.
하지만 CP 매입 등을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선 인정을 하되 개인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선 “사익을 위해 의도한 범죄행위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선 여전히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사장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동양그룹 계열사 매각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현 회장의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의 신임을 받는 ‘비선라인’의 핵심으로 꼽혔다.
한편 김 전 사장은 동양네트웍스의 전신인 미러스를 통한 시멘트 헐값 판매로 계열사 동양시멘트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 CP를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1300억원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지난 1월28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