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동부제철[016380]의 정상화 방안이 원안 채택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채권기관이 내부 의사결정 일정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보류하고 있어 최종 가결 시점은 다소 연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동부제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는 상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단은 이날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결의 마감을 앞두고 최종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정상화 방안에는 신규자금 6000억원 투입과 채무상환 유예,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회생방안이 담겨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100대 1로 차등 감자해 김 회장의 경영권을 상실하게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
현재 금융권에선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방안이 무리 없이 원안 통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반대하는 채권기관 없이 정상화 방안이 원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같은 전망 이면에는 채권단 100% 찬성 조건이라는 강수로 배수진을 친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채권기관은 정상화 방안 찬성 의결을 위해 경영협의회 등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야 해 최종 가결 시점은 내달 2일이나 다음 주로 미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채권단이 정상화방안을 원안 채택한다 하더라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점이다. 동부그룹이 채권단 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동부 측의 항변의 주요 골자는 부실규모가 과거 STX조선, 금호산업 등과 같이 크지 않고 분식회계가 발견된 것도 아닌데 100대 1 차등감자를 적용하고 우선매수권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
토로하고 있는 불만은 또 있다. 채권단 실사 과정에서 공장 자산가치를 장부가로 하지 않고 공시지가를 적용하는 등 지나친 평가기준을 들이댔다는 게 그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김 회장 앞으로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김 회장의 추가적인 희생 및 노력이 인정될 경우 채권단 협의를 통해 우선매수권 부여 문제를 논의할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법적 절차가 아닌 자율협약 특성상 원칙적으로는 회사 측에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을 거부할 수 있지만 금융권에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을 거부하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가야 하는데 동부제철 입장에선 득이 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