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토크

“거절할 때도 예의는 지켜라”

 

사람은 좋은 일이 있을 때보다 나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떤 사람인지 판가름할 수 있다. 매우 급한 상황에 몰려 믿고서 부탁했을 때 한마디로 거절당하면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평소 상대에게 많은 것을 해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악감정마저 생기게 된다.

 

특히 돈 문제는 말하는 사람도 하기 어려운 부탁이지만 듣는 사람도 어렵고 불편한 내용의 이야기다. 거절할 줄 몰라서 늘 사람 관계가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냉정하게 거절하는 말 습관 때문에 오랜 기간 유지했던 좋은 관계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살다 보면 늘 듣기 좋은 말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편 한 말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정리되기도 하고 오히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불편한 부탁에 무응답 하지 마라

 

평소에 전화 통화나 문자를 자주 주고받는 사이인데 부탁을 하면 지금 전화가 들어와서 말이야, 나중에 이야기하자” “누가 와서 통화하기가 곤란해하면서 말을 돌리거나 전화를 끊고는 연락을 다시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후에 다시 연락을 준다고 말했으면서 보낸 문자에 답변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답을 안 하는 것은 못 도와준다는 뜻을 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부탁한 상대는 평소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의리 없고 서운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불편한 부탁을 듣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돌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냥 거절이 아닌 상대에게 악감정을 품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부탁을 못 들어준다는 답일수록 곧바로 해 주는 게 좋다. 자신도 부탁한 상대에게 부탁할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세상사이다. 배신감과 무시당했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 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대를 무안하게 만들지 마라

 

그런 부탁을 어떻게 할 수가 있어요?”, “친할수록 돈거래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우리가 그런 부탁을 할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등의 말로 부탁한 상대를 무안하게 만들거나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하지 않도록 하자. 누구나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수 있다. ‘난 절대 그럴 일 없어라는 자만한 마음을 갖지 마라.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에게 부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순간의 말실수가 힘들게 용기 내어 말을 꺼낸 사람한텐 살아갈 용기를 잃게 할 만한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

 

차카니즘을 버려라

 

착하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있다. 그들은 거절하면 날 이상하게 볼 거야’,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라 오해할 거야’, ‘거절하면 상대가 무시당했다고 느낄지 몰라등의 생각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부탁이나 요청에 거절을 못 하고선 돌아서며 자괴감과 푸념을 늘어놓는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그는 친구가 한밤중에 나오 라 하면 자다가도 나가 부부싸움의 원인을 만들고 본인도 그런 상황을 힘들어한다. 나가고 싶지 않은데 안 나간다고 하면 나쁜 친구, 의리 없는 친구가 될 것 같아 거절하지 못하고 친구가 원하는 대로 응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요청이나 부탁을 다 들어준다고 착한 사람, 의리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번 거절하다가 한 번 부탁을 들어줬을 때 더 고맙다는 말을 듣게 되기도 한다. 항상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고마워하기보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인간의 마음이다.

 

이럴 땐 지혜롭게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보자. 무조건 못 나가”, “나가기 싫어라고 말하면 상대가 기분이 나빠져 다음엔 연락하지 않게 된다. “나가고 싶지만, 몸살이 심해. 방금 약을 먹었 거든. 미안해”, “오늘은 온 가족이 모여서 빠져나가기가 어렵네. 너무 아쉽다등으로 연락 온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게 좋다.

 

우회적으로 거절하라

 

부탁을 받았을 때 내가 왜 해줘야 해?”, “바쁜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하니?”, “내가 돈이 있어 보이니?”라며 거절하면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믿고서 부탁했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배신감마저 느낀다. 사람은 무시당한 기억만큼은 쉽게 잊지 않는 존재다.

 

어렵게 말했을 텐데 어쩌지? 내가 시간을 다투는 일이 있어 도울 수가 없네”, ”나한테까지 부탁하는 걸 보니 많이 힘들구나. 돕지 못해 마음이 안 좋네. 어쩌면 좋아등으로 우회적으로 말하면 상대도 걱정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걱정해주고 힘나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가슴에 남는다. 당장 도움을 못 받아도 말로 위안이라도 받으면 사람은 힘을 낼 수 있다.

 

나는 남에게 도움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

 

자신하지 마라.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게 된다.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처신을 잘못해서 상처를 주거나 좋은 관계를 단칼에 잘라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부탁을 못 들어주는 때일수록 관계가 서먹해지지 않게 거절할 방법을 찾아보자.

 

[정혜전의 오피스토크는

 

도서출판 비전코리아가 출간한

 

<착한 말, 착한 대화>

 

내용으로 연재합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