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국민연금이 지난 27년간 26조원을 벌었다. 누적수익률도 6.0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사실 국민연금기금은 연금제도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출범 당시 운용자산 규모는 53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도가 무르익으면서 기금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실제 기금규모는 2003년 1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그 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7년에는 200조원, 2010년에는 300조원, 2013년 400조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2014년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460조원까지 불었고 올해는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를 설립하면서 눈에 띄는 투자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조성 이후 지난 27년간 벌어들인 누적 운용수익금은 206조원이다.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6.08%에 달한다. 최근 6년간 수익률은 세계 6대 연기금 중에서 1위다.
2013년 평균 수익률 4.2%로 다른 해외 연기금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안정성을 바탕으로 장기적 수익성을 추구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다른 해외 연기금의 수익률이 폭락하는 속에서도 국민연금은 -0.2%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높은 방어력 덕분에 10년 이상 장기 수익률은 양호하다.
현재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해외투자 확대다. 올해 안에 싱가포르에 해외사무소를 열며 해외투자를 확대한다는 게 국민연금의 계획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기존 뉴욕과 런던에 이어 싱가포르에 세 번째 국민연금 투자본부를 설립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사무소는 아시아 지역으로는 처음이며 국민연금은 그동안 아시아 지역 사무소가 들어설 대상지역으로 홍콩과 싱가포르를 두고 저울질하다 싱가포르를 낙점했다.
국민연금은 2011년 미국 뉴욕에 첫 해외사무소를 열었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영국 런던에 두 번째 해외사무소를 열었다.
뿐만 아니다. 국민연금은 인력과 조직 등 투자 인프라도 강화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안에 기금운용인력 65명을 새로 증원해 이 가운데 9명을 해외사무소에 해외투자 운용인력으로 투입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전문 투자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해외사무소의 기능도 특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뉴욕과 런던 사무소에는 소수 인원만 근무해 사실상 연락사무소 역할에 그쳤지만 앞으로 정부수집과 리서치 중심에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 중심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또 다른 것은 해외투자 비중을 2014년 20%에서 2019년 2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대목이다. 국민연금기금은 2001년 전체 기금의 0.1%인 1000억원으로 해외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투자규모를 계속 확대해 2014년 6월 말 기준 90조5000억원(20.4%)을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국민연금공단은 점진적으로 투자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거대기금인 국민연금이 갑자기 채권투자를 축소하고 주식과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투자를 확대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