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가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키로 결정하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임금동결 기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허리띠 졸라매기 차원으로,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임직원 협의회와 올해 임금협상을 마치고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전사적인 임금동결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리먼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2009년 초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한 바 있다.
임금은 동결했지만 직원들의 개별 성과에 따른 성과인상률은 동결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연봉 인상률은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책정하는 기준인상률과 개별 성과에 따른 성과인상률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이 중 기준인상률만 동결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예측할 수 없는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내부경쟁력부터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는 점에 노사가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임금동결은 그룹 주요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가 곧바로 임금동결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이들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의 결정과 마찬가지로 기준인상률만 동결한다.
삼성SDI도 이같은 내용을 담아 곧 임금동결을 직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또한 삼성엔지니어링 등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계열사들도 임금동결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의 이런 임금동결 분위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심리 악화는 물론 재계 전반으로 임금동결 기조가 번져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통상임금에 따라 실제로는 대다수 대기업 임직원들의 임금 상승이 이루어진 상황이어서 내수경제에 크게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