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60년 넘게 철강산업에만 전념해왔으며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과 함께 ‘철강 빅3’로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는 동국제강의 시작은 지난 1954년 7월부터다.
창업자인 고 장경호 전 회장은 해방 후 한국전쟁을 지나는 시기에 조그마한 철못 공장을 운영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는 서울 당산동에 철강 선재를 만드는 철강공장을 설립했고 이것이 동국제강의 모태가 됐다.
전후 복구 사업이 전개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세를 확장시킨 동국제강은 민간 기업 최초로 용광로와 전기로를 잇따라 도입,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며 국내 철강업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일을 해낸다. 1963년 부산 용호동에 대규모 철강공장을 건설한 게 그것이다.
1971년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박 등에 쓰이는 두꺼운 강판인 후판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봉강류에서 판재류, 철근 등으로 생산 영역이 넓어졌다. 1975에는 재계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외형적으로도 커졌다.
동국제강이 오늘날과 같은 그룹사의 면모를 갖춘 것은 1980년대다. 연합철강(현 유니온스틸)과 국제종합기계, 국제통운을 인수하며 철강전문그룹으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1990년대는 포항에 새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도약하던 때였다. 1991년 1후판공장, 1998년 2후판공장을 각각 세우고 250만톤의 후판생산체제를 갖췄다. 매출액도 증가하면서 199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됐다. 2009년 중앙기술연구소를 준공해 연구개발 분야를 강화했다. 2010년에는 연산 150만톤의 당진공장을 건설했다. 2012년에는 인천제강소의 노후 설비를 폐쇄하고 고효율 저탄소배출 설비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탄탄한 경영을 유지해오다 최근 조선, 건설 경기 악화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고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철강업이 글로벌 불황과 공급과잉 속에 침체를 겪고 있고 수익성까지 악화하면서 재무적 압박이 심해졌다.
지난해 4월 선제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동성 위기를 차단하려는 포석이었다. 그렇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685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했다. 또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