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한샘 오너일가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사재 4400억원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례로 주목 받은 바 있어 관계당국의 조사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샘이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면서 소상공인 영역에 침투해 연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며 "한샘이 최양하 회장과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한샘이펙스에 일감몰아주기를 해 수십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기업ㆍ소상공인이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까지 손을 뻗쳐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게 협동조합의 주장이다. 인조대리석은 주로 가정에서 싱크대, 식탁 등의 상판으로 들어가는 제품으로 이를 가공ㆍ유통하는 업체는 전국 1000여개에 달한다. 대부분 매출 1∼3억원의 소규모 영세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인조석가공업 협동조합 주장에 따르면 한샘이펙스는 매출 1조3250억원의 한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2013년 매출액 614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을 급성장하며 한해 만에 2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2013년 말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기준, 한샘이펙스의 지분은 최양하 회장이 41.28%,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회장이 5%,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은영씨가 35.52%, 강승수 한샘 부사장이 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샘의 최대주주는 조창걸 창업주(20.16%)이다.
인조석가공업 협동조합은 "최근 5년간 한샘이펙스가 한샘으로부터 끌어올린 매출 규모는 2010년 202억원, 2011년 260억원, 2012년 264억원, 2013년 286억원, 2014년 337억원"이라며 "한때 최대 70% 가까운 내부거래 매출 비중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샘이펙스는 2010년에 95%, 2011년에 55%의 고배당을 실시하면서 최양하 회장과 조은영씨에게 수십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는 게 조합측의 거듭된 주장이다.
맹성국 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구기업 1위인 한샘이 업계 맏형으로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와 전면전에 나서면서도 뒤로는 영세 사업자들의 밥그릇 빼앗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날을 세웠다.
맹 이사장은 "한샘이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원료는 중국산 UP(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로, 기존 MMA(메타아크릴래이트)와 겉으로 구분이 되지 않지만 3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며 "품질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에 약하고 내구성에 취약해 향후 인조대리석 시장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조합 측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