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견재수 기자] 현대차가 올 1월 출시한 4개 7단 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장착 차종에 따라 실제 10% 이상의 연비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데 그 배경이 있다.
16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엑센트를 시작으로 벨로스터와 i30, i40 등 7단 DCT를 장착하는 모델을 확대하면서 이들 4개 차종의 평균연비가 8.8%나 개선됐다. 이 가운데 엑센트는 장착 전(16.5km/l)보다 무려 10.9%(18.3km/l)나 높아져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로 거듭났다.
이는 자동화된 수동변속기로 클러치 조작과 기어 변속을 자동화한 DCT 효과로 우수한 연비, 스포티한 주행감의 수동변속기 장점과 운전 편의성의 자동변속기 장점을 두루 갖추게 된 것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DCT를 적용한 4개 차종의 연비는 엑센트 10.9%, i30 9.8%, i40 10.5% 등 10%대 안팎의 연비 증가율을 보였으며 강력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벨로스터 터보조차 기존모델 대비 4.2%에 달하는 연비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7단 DCT 개발 성공에는 그간 현대차의 독자 변속기 개발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 돼 있다. 지난 1998년 전륜 5단 자동변속기의 독자개발에 성공한 현대차는 2009년 완성차업체 기준 세계 3번째로 독자개발 된 전륜 6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해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전륜 6단 DCT와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하는 등 연비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변속기 독자개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 집중력 높은 R&D 역량을 발휘해 지난해 7단 DCT 독자개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DCT는 빠른 변속감, 연비, 편의성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차종들에 장착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시장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폴크스바겐, 포드, 벤츠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연비개선을 위해 DC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2014년도 기준 유럽시장에서는 236만대의 DCT 장착차량이 판매됐으며, 글로벌 DCT 장착차량 판매대수 중 49.6%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는 빠른 변속감을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시장에서도 145만대가 판매돼 전체 DCT 차량판매 중 30.6%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차종들에는 유로6 대응 디젤엔진 등 연비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며 “이 중 7단 DCT가 연비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7단 DCT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 車업계, 폴크스바겐 등과 진검 승부 주목
현대자동차는 이번 공세적인 DCT 적용확대를 통해 수입차 위주였던 DCT 시장에서 점유율을 최대한 확대해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까지 국내 DCT 시장은 폴크스바겐, 벤츠 등 유럽계 수입차업체들이 주도해왔다. 2014년도 기준으로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 19만6000여대 가운데 DCT 장착차량은 3만8800대로 그 비중은 20%에 달한다.
관련업계는 글로벌 변속기 시장에서 DCT 점유율이 2014년 5.4%(476만대)에서 2021년에는 9.4%(1000만대)로 두 배 가까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25% 향상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자사모델에 DCT를 적용하면서 연비개선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행보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연비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DCT 뿐 아니라 차세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 초고장력 강판 및 알루미늄 확대 적용, 친환경차 제품군 보강을 제시하고 있다. 7단 DCT 개발과 적용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에 해당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7단 DCT는 6단 자동변속기 대비 6~10% 이상 연비가 우세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당사 7단 DCT의 장점은 자동변속기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변속감과 최소화된 변속소음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의 DCT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밝혔다.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연비가 높은 것으로 인식돼 있는 폭스바겐 등 일부 인기 브랜드와 진검승부를 펼칠 각오를 우회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