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국내 철강 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강재 급부상으로 인한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에 위기를 맞고 있는 포스코그룹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10일 포스코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한 지난해 3월부터 그룹 전반에 걸친 고강도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1조원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오는 2분기부터 비핵심 자산 정리와 사업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저수익사업으로도 구조조정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이 재임한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4년 2월 5년 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계열사 수가 35개에서 70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대내외적 여건으로 이는 포스코의 성장에 발목을 붙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포스코는 수익개선 사업에 적극 나섰다. 우선 핵심 사업인 철강과 관련이 없고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는 비핵심 사업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는 지난달 포항 지곡동 소재 롯데마트 건물과 부지를 18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롯데쇼핑과 체결했다. 인근 주택단지 내 유휴 부지와 성실아파트 철거지 부지 등도 200억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포스코의 플랜트 부품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은 구조조정에 강도를 더하고 있다. 부실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철강·정비 위주로 사업을 전환했다. 최근 인력의 30%도 줄였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주 채권은행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과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스코의 소재부문 계열사인 포스코엠텍은 지난달 말 자회사인 포스하이알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포스코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뿐만 아니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P&S는 자회사인 뉴알텍의 지분 60.1% 가운데 40.1%를 대창스틸에 매각하는 작업을 이달 중 완료하고 402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뉴알텍은 알루미늄 소재업체로 2011년 대창스틸로부터 인수했으나 알루미늄 시황이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자 원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포스코는 해외 자산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마산백화점 매각 작업은 예정대로 완료했다. 지난 2월 미국 강관제조 업체인 USP(United Spiral Pipes)의 지분 35%를 러시아 철강업체인 에브라즈에 매각하는 작업도 끝냈다.
USP는 포스코가 지난 2007년 US스틸, 세아제강과 함께 총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설립 당시에는 미국 정유산업의 활황으로 송유관 수요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컸으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영이 어려워졌다.
그런가 하면 포스코-우루과이를 현지 업체에 매각하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포스코-우루과이는 남미에서 조림사업을 하기 위해 이건산업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포스코의 수익개선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 지분 해외 매각까지 성사되면 조달 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40%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매각 금액은 10억달러 안팎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포스코건설이 지난 3월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최종 계약 체결이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매각 자체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