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견재수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주장과 관련된 논거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추가 자료 공개가 내달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주총을 앞두고 여론전을 염두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6일 엘리엇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논거를 담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제안에 대한 엘리엇의 추가 관점'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사회가 주장하는 주주 가치에 대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사회가 분석한 삼성물산의 사업 및 자산의 실질적 가치를 무시했고 제일모직의 수익성 성장에 대해서는 투기적인 예측을 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2020년 60조원 매출, 4조원 영업이익 달성으로 삼성물산 주주 가치를 증대시킬 것이라는 이사회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어떠한 분석도 제공된 바 없다”며 “합병에 따른 이익도 빈약한 근거에 기인해 추측성으로 제안한 것으로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경영진이 다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도 전개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경영진이 상법상의 ‘충실 의무’와 민법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주장하며,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어떤 합병 계약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왜 지금인가라는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상장지분의 가치를 무시하고 최근 주가 실적에 따라 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되지 않은 시점에 합병을 단행해서는 안 된다”고 표현했다.
이어 “삼성물산 이사회는 주주를 위한 최대 가치 실현 노력이 결여돼 있다”며 “최소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주주들의 장부 가치 7조8000억원을 제일모직 주주에게 이전하는 합병 제안보다 훨씬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의 접촉 경과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지난 2월 4일과 같은달 27일 삼성물산 경영진에 서신을 보내 이사진과의 회의를 요청했고 그 와중에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게 형성된 가운데 합병 추진은 안 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4월 9일 이영호 삼성물산 부사장(CFO)과 엘리엇 관계자가 서울에서 회의를 개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엘리엇은 합병을 공식 발표하기 전 접촉에서 합병 계획안을 부인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