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 삼성 사장단이 이번 합병의 정당성과 시너지 효과 등 긍정적인 방향의 코멘트를 줄줄이 내놨다. 삼성 사장단이 작심한 듯 대언론 접촉을 통해 이번 합병을 홍보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셈이다. 삼성물산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찬성 여론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 사장단은 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병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이 이번 합병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답변했다. 평소 한 두 마디 인사말 정도를 건네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장들은 특히 이번 주초 표 대결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찬성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깐힘을 썼다.
김신 사장은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합병을 확신한다"며 "국민연금과 설득을 위해 충분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제일모직이 앞으로 매출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키우려면 원단을 구매하는 규모 늘어나는데 트레이딩 하는 상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상사는 캡티브 시장이 생기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시너지 효과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는 또한 "저희가 미국에서 의류 브랜드 푸부(FUBU) 등 다른 여러가지 브랜드를 개발해왔는데, 이는 제일모직이 패션 사업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도 "엘리엇을 잘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의 판단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거들고 나섰다.
윤 사장은 특히 "국민연금 판단의 효과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며 "저희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기업의 대주주이자 장기투자자기 때문에 종합적 판단을 내려줄 거라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역시 바이오 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말로 이번 합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우리 주주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하면, 우리 제약사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일모직이 하고 있는 잔디 연구개발 사업에는 국내에서 드문 생명과학 박사진이 있다. 또 삼성물산의 플랜트 건설 능력, 해외 영업 거점도 바이오로직스와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각각 지분 46%씩을 보유 중이고, 삼성물산이 5%를 갖고 있다.
한편, 이들 사장들은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발표한 합병 반대 의견에 대해 서운한 감정도 나타냈다.
김 사장은 "예상했었다"며 "외국기관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ISS같은 기관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합리성이나 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판단으로 안타깝게 권위가 손상을 입었다"고 강한 어조로 ISS 결정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