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 사장단이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상 마지막 찬성 표를 호소하면서 한 표 한 표가 현시점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총 표 대결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15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한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찬성 표 결집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현장에 대기 중이던 기자들에게 10여분 이상씩 시간을 할애해 이 사안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윤 사장은 찬성 표가 충분히 확보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수준까지는 찬성 표가 확보된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표 대결에서) 강하게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단기 투기자본이 더 이상 한국서 통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해지펀드와의 싸움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닌 만큼 주주들의 강한 결집을 호소한 셈이다.
윤 사장은 그러면서 국내 기관들이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찬성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기관은)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찬성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9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관들까지 찬성 표를 던지면 표 대결 승리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윤 사장은 또한 엘리엇의 문제제기 핵심인 제일모직 1대 삼성물산 0.35의 합병 비율 역시 미래 성장성 등을 고려해 충분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삼성물산이 건설과 무역을 주요 사업으로 했는데 이미 사양산업화 구간에 들어선지 오래"라면서 "이대로 두면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고, 이런 점에서 미래 성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합병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윤 사장과 함께 김신 삼성물산 사장도 사실상 마지막 찬성 표를 호소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광고를 내고 있지만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합병이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할 예정이고 남은 이틀 동안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또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법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경영권 방어 제도화에) 절대 찬성"이라며 "이번 일을 당해보니까 회사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영권 방어 표 결집을 호소하느라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거의 마비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