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삼성증권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중국 투자' 비중 축소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을 선도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전략 수정으로 다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투자 축소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말부터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통해서도 중국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권유해 왔다. 중국펀드를 통해 평가 이익을 낸 펀드 투자자들에게도 환매를 유도하고 있는 중이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그룹이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장세를 연출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자 삼성증권에 ‘옐로카드’를 꺼내 들은 것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최근 열린 회의에서 삼성증권에 중국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진 만큼 선제 위험 관리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삼성증권은 국내 후강퉁 거래실적의 60%를 차지하는 데다 올해 인기를 끈 중국본토 펀드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등 중국 투자를 선도했다. 하지만 증국 증시 급락 여파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나오자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중국 증시 변동성이 커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일단 비중을 조절하고 다음 시기를 모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투자자들 사이에선 최근 후강퉁 주식을 현금화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일부는 홍콩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로 옮기거나 다른 자산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증시가 3주 전 급락할 당시 저가 매수를 노린 고객이 펀드에 가입했으나 최근 다시 폭락하자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 중국 증시가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일까.
국내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선 급등하던 중국 본토 증시가 최근 급락세로 돌아서자 중국 본토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5.90% 급락한 3507.19, 선전성분지수는 2.94% 떨어진 11040.89로 각각 마감했다. 상하이 지수가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해 3월 13일(3372.91)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27일에도 8.48% 떨어져 2007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매수세도 최근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 거래 시작 첫 5개월 동안 1조2715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지속했다. 그러나 6개월째인 지난 4월 24일∼5월 26일(20영업일) 60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7개월째인 5월 27일∼6월 23일(20영업일) 다시 251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6월 24일∼7월 16일(17영업일) 다시 181억원 어치를 팔았다. 최근 3개월간 533억원 정도를 순매도한 것이다. 시장에선 전체 후강퉁 투자 대금 1조2000억여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4000억여원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중국 본토 펀드에서 153억여원이 빠져나갔다. 홍콩 H주 펀드에서도 281억여원의 자금이 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