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롯데그룹에 계열사 추가 상장을 독려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28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호텔롯데 외 비상장 계열사의 추가 상장이 필요한 입장이다. 시장에선 이미 공식화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이외에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등의 추가 기업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선 거래소 측도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상장 추진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총 80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이중 상장사는 10%인 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72곳은 비상장 상태다.
지난 27일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이사장은 롯데그룹 측과 오찬 면담을 가졌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 상장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며 거래소의 상장 규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계열사별로 요건 충족 여부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롯데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려면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상장주식수 100만주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3년 평균 70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김 부이사장은 이번 면담에서 롯데그룹 측에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20여개사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형식 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100만원이 넘는 롯데그룹 ‘황제주’들에 대한 액면분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가장 비싼 주식 1위와 2위는 롯데칠성[005300](213만원)과 롯데제과[004990](186만7000원)다. 롯데푸드[002270]도 106만2000원으로 7번째로 주가가 높다.
거래소는 지난 5월 액면분할로 몸집을 10분의 1로 줄인 아모레퍼시픽[090430] 사례 등을 들어 액면분할의 효과와 의미 등을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종목 접근이 쉬워질 경우 그룹의 이익을 국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며 “롯데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또 호텔롯데의 기업공개와 관련, 대형 우량사에 적용하는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 절차) 등을 통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의 빠른 증시 입성을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이 제도는 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 매출액 7000억원 이상(3년 평균 5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300억원 이상(3년 합계 6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상장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SDS도 이 제도를 활용해 지난해 8월 25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3개월도 채 안 걸린 그해 11월 14일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