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증권사들이 오는 9월 주식시장의 장세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31일, 대신증권은 9월에는 코스피가 8월 급락 장세에서 벗어나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다시 높아지고 있는 9월 미국 금리 인상 확률에 따라 급등한 주가의 되돌림이 9월 초에 나타날 수 있으나 8월 말부터 잇따라 발표된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주는 긍정적 변화를 더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9월 코스피는 1850∼198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한다”며 “환율 측면에서 중국의 평가절하와 소비부진은 일본, 유로존으로 이어졌던 선진국 주도의 환율 전쟁에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으며 환율전쟁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 한국 등 신흥국에 나쁘지 않은 변화”라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중국의 정책은 소비보다는 수출과 투자 진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 노출도가 큰 선진국보다 투자 노출도가 큰 신흥국에 더 우호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성장주의 대체재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주도주 내에서는 제약과 바이오로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의 변화는 한국 증시에서 그동안 작동되지 않았던 환율과 유가 등의 변수가 긍정적으로 발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환율과 유가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자동차, 화학, 건설업종이 9월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증시가 9월에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반등을 지속할 것이라며 화학과 철강, 정유, 금융 등의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주가에 반영된 공포심리(VIX)가 극단까지 오르고선 하락 반전했고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며 아직 기술적 반등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중장기 증시 전망과 관련해서는 약세장이 깨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세계 제조업이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문제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증시도 소매주나 불황에 강한 주식이 이끌고 경제 역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에도 무위험 이자율(금리) 하락으로 적정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고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9년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며 “저성장 고민은 유효하지만 9월 위기설은 과잉된 것이며 현재 한국에 대한 미국 은행 대출의 익스포저는 보합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오 전략가는 “금융위기 때 PBR 최저점이 0.91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의 지지선은 1780으로 산정된다”면서 “2008년 11월에 PBR이 0.91까지 하락한 이후 코스피가 브이(V)자형 반등에 성공해 4주 후에는 18%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양적완화(QE) 정책이 종료되면, 디플레이션 심리가 강해지고 미국 증시의 상승도 멈출 것”이라며 “이번 공포가 진정되고 증시가 반등을 시도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오 전략가는 “제조업의 디폴트 신호가 발생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6.47%인 미국 회사채 BB 등급 금리가 7%를 넘어가면 공포심리가 다시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급락 이후의 초기 대응 전략으로는 낙폭 과대주를 제시했다. 원자재(화학·철강·정유)와 금융, 내수주 등 달러 약세를 반영한 매매 전략과 10월 초 국경절 연휴 효과를 노린 화장품 등 중국소비 핵심 테마주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고 전했다.
오 전략가는 “중소형 주식도 반등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나 코스닥 신용잔고가 3조6000억원에 달해 신용 비율을 보면서 대응해야 한다”며 “9월 추천 종목으로는 LG생활건강[051900], 한미약품[128940], 강원랜드[035250], LG화학[051910], SK하이닉스[000660] 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진정되겠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의 부진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9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로는 1870∼2000을 제시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코스피는 6차례에 걸친 하락 국면과 5차례에 걸친 상승 국면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동안 상승 국면으로의 전환은 공통적으로 불안한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는 정책 요인의 부각과 펀더멘털 요인의 개선이 수반됐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4월 고점 이후 5개월째 이어지는 코스피의 하락 국면이 마감되고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려면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진정과 중국 경제의 회복, 국내 기업 이익 전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8월 코스피 변동폭이 238포인트로 대폭 확대됨에 따라 높은 시장 변동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 “9월 FOMC 회의(16∼17일)까지는 등락 과정이 예상되며 이후 회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 결정에 따른 영향력은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우선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되고 상당 기간 온건한 정책기조 성향을 유지한다는 점이 뒷받침된다면 코스피가 반등 시도를 이어가는 등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또 금리 동결이 지속되더라도 시장이 12월 회의까지 시간을 벌며 ‘안도 랠리’가 전개될 전망이다.
그는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인상이 결정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불안을 즉각적으로 자극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선 중국 경제의 점진적 둔화 지속과 3분기 국내 기업 이익 전망 부진이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 기조 진입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반등 시도에 대한 편승이 필요하겠지만 추세적인 측면에서는 위험관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