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자사주 대량 매입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가 현대차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5일 IBK투자증권은 현대차[005380]에 대해 이처럼 전망하면서 현대모비스[012330]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 소식이 이어진 것을 볼 때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전날 공시를 통해 4999억9890만원을 들여 현대중공업[009540]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440만주 중 316만4550주를 장 마감 후 시간외 매매를 통해 사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써 기존 주식까지 합쳐 317만995주(1.44%)의 현대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의 이번 현대차 지분 매입은 순수하게 안정적 경영과 주주가치 훼손 방지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1조원가량의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현대차 지분 매입에 절반 정도가 쓰인 셈”이라며 “이번 지분 매입은 지주회사 축에 대한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지분 1.44%를 늘렸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 현대모비스를 정점에 둔 시나리오가 많았으나 현대차를 정점으로 그룹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두 계열사가 동시에 정점에 서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증권도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주식 316만여주 매입에 대해 ‘지배구조 관점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주가에는 긍정적이고 현대모비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현대모비스의 1% 자사주 매입에 이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은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정 부회장의 과거 기아차와 위아 지분 취득 때에도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으며 폴크스바겐 사태의 수혜 기대와 함께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추가 취득으로 현대차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이 규모는 미미하지만 여러 가지 지배구조 시나리오를 볼 때 글로비스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높으며 글로비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그의 현금 활용처가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는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지배구조상 모비스가 정점에 있을 회사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장기투자라면 향후 1년간이 현대모비스를 저가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