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호텔롯데의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음 달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는 이유에서다.
2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면세점 선정 결과와 무관하게 계획대로 내년 2월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이며 올해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롯데그룹이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께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호텔롯데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8조 1항에서 신규 상장 신청인은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신청서와 첨부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호텔롯데가 대형 우량기업으로 인정받아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을 적용받더라도 심사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최소 20영업일(4주)이 걸린다. 따라서 롯데그룹이 애초 목표대로 호텔롯데 상장 절차를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상장 예비심사를 질질 끌 수 없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은 “상장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작업도 같이하고 있으며 지난주에 신동주 전 부회장을 포함해 특수관계인들에게 보호예수 협조 공문을 보냈다”면서 “현재 동의 여부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만일 호텔롯데가 국내 상장에 실패하면 해외 상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롯데 측은 부인했다. 롯데그룹은 해외 상장의 경우 현재 검토하고 있지 으며 지금 최선의 목표는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국내 상장으로 여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호텔롯데가 무사히 내년 2월 상장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상실에 따른 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하락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기업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면세점 축소로 호텔롯데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공모 흥행마저 실패하면 롯데는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상장을 위한 대주주 지분의 의무보호예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 규정상 상장 예비심사를 받으려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보호예수(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제한한 제도)해야 한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6개월간 지분을 팔지 않아야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의 5.45%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갖고 있다. 즉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은 광윤사가 보유한 지분의 보호예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뿐만 아니다. 현재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로 꼽히는 것은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다. 지배구조의 안정성은 상장 심사뿐 아니라 상장 후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거래소는 롯데가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하면 관련 서류를 토대로 안정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한지 등도 따져볼 것이라며 규정상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신청 후 이르면 2개월 안에도 상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내년 2월 호텔롯데 상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며 “호텔롯데는 다음 달 초나 중순께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