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리콜 단행에 들어간 삼성전자[005930]에 대해 증권사들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5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95만원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가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리콜 발표 직전인 지난 1일까지 갤럭시 노트7 250만대를 출하해 13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을 전량 리콜하고 소비자들에게 구입 시기와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며 "불량 제품은 100만대 중 24대에 해당하고 제품 교체는 2주 정도 걸린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전량 리콜 결정으로 정보기술·모바일(IM) 사업부의 산술적 피해 금액은 최대 1조원이지만 판매되지 않은 정상 제품과 신흥시장 리퍼폰(결함이 있는 부품을 바꿔 재조립한 휴대폰)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3분기 피해액은 3000억∼600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은 3분기 실적에 일시적인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이후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1982년 제품 전량 리콜 결정을 내린 존슨 앤드 존슨의 사례처럼 소비자 신뢰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갤럭시노트7의 리콜 및 판매 중단이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8천200억원가량 줄이는 영향을 줄 것으로 추산했다. 또 4분기에도 판매 단가 하락과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률 하락 영향으로 3000억원 수준의 수익 감소를 예상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50만대의 갤럭시노트7 판매량에 환불이 이뤄지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있지만 초기 판매가 충성도 높은 ‘얼리 어답터’ 위주여서 환불 비중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불과 제품 교체로 총 12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황 연구원은 “9월에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제품 교체용으로 사용하면서 3분기 갤럭시노트7 판매량이 애초 추정한 600만대의 절반 수준인 300만대에 그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판매단가와 영업마진을 고려하면 4000억원가량 영업이익이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하반기 실적이 애초 예상했던 1200만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2조원 이상의 영향도 나타날 수 있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리콜은 단기 악재이지만 다른 대안으로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웠을 것인 만큼 현명한 결정이고 투자자들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갤럭시S7 판매가 기대 수준을 넘어서고 D램 등 부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3분기 7조7000억원, 4분기 7조5000억원 등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되는 규모는 5000∼6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80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조치로 인한 일회성 비용은 최대 7000억∼800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또 갤노트7 교환 시에는 제조원가에 해당하는 300달러 정도가 소요되고 환불 시에는 평균 출고가인 800달러 수준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냈지만 사후 조치를 매우 신속하고 적절하게 취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단기적으로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여전히 갤럭시노트7의 제품 경쟁력은 높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전 세계에 공급된 갤노트7 물량 250만 대 가운데 소비자가 구매해서 가지고 있는 물량은 약 140만 대로 추정된다”면서 “이중 약 70%가 교환되고 나머지 30%가 환불되는 경우를 가정하면 일회성 비용 규모는 7000억∼8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곧 출시될 아이폰7에 대한 기대가 낮고 다른 경쟁사 제품 선호도도 낮아 다수의 소비자가 교환을 선택한다면 실제 비용 규모는 이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며 “아직 팔리지 않은 유통재고 110만 대는 전량 회수 후 리퍼폰 등으로 활용될 것인데 이에 따른 비용은 수백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인한 주가 조정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면서 “총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 30조원 수준에 견줘 3%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점과 배터리 폭발 이슈가 처음 제기된 지난달 24일 이후 주가가 이미 5% 넘게 조정받은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