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한미약품[128940]에 대해 증권사들이 주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표적 항암신약 ‘HM95573’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8000만달러(879억원)이며 임상개발·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 기술료로 8억3000만달러(9120억원)를 순차적으로 받는다.
HM95573은 RAF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신약이다. RAF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 kinase) 중 하나로, 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HM95573 기술 수출로 한미약품은 가시적인 단계의 모든 파이프라인을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계약했다.
30일 KB투자증권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의 올해 순이익이 658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0만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표적 항암신약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제약업체 중 신약 라이선스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 수출로 국내 제약업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 대상으로 표적 항암 합성신약 개발업체인 오스코텍, JW중외제약, 부광약품, 유한양행 등이 있다”고 지목했다.
정 연구원은 “로슈는 한미약품의 ‘HM95573’의 단독 요법뿐 아니라 기존 약품과의 콤보 요법을 시도해 현재 하락세인 매출을 만회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 매우 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날, 유진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10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이 회사가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로 향후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표적 항암신약 ‘HM95573’ 기술을 글로벌 항암제 1위사 로슈의 100% 자회사인 제넨텍에 수출했다”며 “계약금은 8000만 달러(880억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8억3000만 달러(9130억원)로 총 1조원 규모의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임상시험이 최종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임상 데이터만으로 1조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는 것은 B-RAF뿐만 아니라 K-RAS, N-RAS 변이 저해에 대한 가치가 그만큼 높게 반영됐다는 의미”라면서 “또한 지난해 대규모 기술 수출을 진행함으로써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에 대한 신뢰가 상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수출을 통한 파이프라인 가치 확대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올해 4분기에 이번 수출 건에 대한 계약금이 반영될 예정이고 4분기 중 사노피 임상 3상 시작, 베링거인겔하임 2상 1단계 완료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파이프라인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