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우리은행[000030]이 ‘4전 5기’ 끝에 민영화에 성공했다. 지난 2001년 정부(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주식 100%를 취득한 이후 15년 8개월 만이다.
현재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곳은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동양생명(4%·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프라이빗 에쿼티(6%) 등이다.
그러면 이 같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증권사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4일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이 은행의 과점주주 매각방식 민영화는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점주주 매각 후 공적자금 회수율은 83.4%가 될 것이고 예금보험공사는 잔여 지분을 통해 회수율을 높일 계획”이라며 “이런 상황은 정부의 불합리한 경영 간섭 가능성을 낮춘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 수익성, 자체 상업성 판단에 근거한 자율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예보의 잔여 지분 매각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영화에 따른 주가 상승 혜택을 충분히 감안해 이른 시일 안에 추가 매각할 예정이고 이 과정에서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적 경영체제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주요 주가 할인요소였던 자산 건전성 이슈가 크게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날 대신증권은 우리은행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4500원은 종전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과점주주 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한 우리은행에 대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축소와 배당 매력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기업가치 제고 여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이 21.36%로 줄면서 오버행이 축소됐고 과점주주들이 전략적 장기투자자로 추정되는 데다 사외이사 추천시 1년, 비추천시 6개월의 매각 제한이 있어 단시간 내 재매각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수준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채권투자를 대체하는 대안투자처 역할도 가능하다”면서 “다만 매각 평균 가격 추정치가 현재 주가보다 낮다는 점은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비효율성 개선 등 기대감도 있지만 과점주주 위주로 주주 구성이 바뀐다고 해도 당장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기업가치 제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 선임이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폭적으로 과점주주에게 권한을 부여·이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