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로 달러 강세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키움증권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놓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2분기부터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8일 트럼프 당선 이후 미 국채금리 급등 속에 달러 강세가 출현했다”며 “이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으로 과거 달러 강세 국면에선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못지않게 달러 가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실질 금리”라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부각되며 실질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률 높은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실질임금’이 최근 상승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은 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밸런스를 무너뜨려 실질임금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홍 연구원은 “트럼프가 내년 1월 취임 이후 기존 정책 스탠스를 완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의 장기화 가능성을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최근 기자회견 등에서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을 꾸준히 강조해 내년 1분기까지는 강 달러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증권가에선 이번 주(21∼25일) 국내 증시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펼쳐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여론 확산으로 국정공백 사태가 심화해 투자 심리가 한층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는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의 전반적 약세,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 전환과 증시 동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과 매도 포지션 증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연기금 매수세가 부정적 이슈에 대한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지수 상승을 견인하기보다는 하방 지지력을 강화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선 대외 변수 안전지대인 은행·보험·유통·음식료 등 내수주와 달러 강세가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지는 IT·자동차 등 수출 소비재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성장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고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달러화 강세가 추가적으로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달러화 강세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 수출개선 기대감과 낙폭 과대주의 가격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달러 강세 영향으로 채산성이 높아지는 수혜를 보기도 하는데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상쇄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여전히 대형주와 가치주에 대한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증가하는 등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냈다”면서 “4분기 실적전망을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연간 실적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