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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 ‘아미월’ 유종하 셰프, 음식에 생기 불어 넣는 ‘고명’ 출간

 
[kjtimes=정소영 기자] 한식당을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 전문가 유종하 셰프가 한식의 시작과 끝을 장식할 고명의 특별한 얘기를 책으로 출간했다.
 
서양의 가니시는 규격이나 조리법을 정리한 지침서가 있는데 반해 왜 고명을 명확하게 정리한 지침서는 없을까?” 저자인 유종하 셰프의 시작은 여기부터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일컫는다.
 
고명이 최초로 기록된 정약용의아언각비(1819)를 보면, 증병(蒸餠)을 만들 때 거죽에 대추살을 붙이는 것이라 설명했는데, 대추를 가늘게 썰어서 붙였기 때문에 떡에 글자를 새겼다는 뜻의 고명?이라 기록하고 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면서 떡의 고명으로 대추 외에도 색이 선명한 밤과 잡곡류를 얹었고, 차츰 일반 음식에도 고명을 올리게 됐다. 고명은 한식이 완정된 조선 시대부터 활발하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대에 이르러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이 음식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이라는 하나의 표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웃고명’, ‘웃기라고도 하며, 강원도 방언으로 게명’, 경기도 방언으로 꾀미’, 충남 방언으로 꾸미개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한식은 불에서 끓이는 음식이 발달돼 있어 조리 특성 음식의 색감이 탁하다. 오랫동안 약한 불에 끓인 국물과 뜨거운 물에 데친 나물, 그리고 김치와 같이 발효의 영향으로 재료 본래 형태와 고유한 색이 사라지기 쉽다.
 
저자는 이 때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고명이라고 전한다. 음식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기 때문이라는 것.
 
선조들은 오랫동안 음식을 푹 고아 발효와 숙성을 거쳐 깊어진 맛과 풍미를 소중히 여기는데 양념과 함께 고명으로 음식의 색감을 살리는 방법을 완성했다.
 
양념은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나, 고명은 특히 시각적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컬러 면에서는 오방색이라는 우리나라의 전통 색채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예로부터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를 음양오행의 원리로 이해한 선조들은 오방위를 뜻하는 청색,백색,적색,흑색,황색을 출생부터 장례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예식 문화에 두루 적용했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청색으로는 파, 미나리, 오이, 고추가 있으며, 백색으로는 달걀 흰지단과흰파, 볶은 깨와 잣을 적색으로는 홍고추, 실고추, 대추 등을 쓴다. 흑색으로는 석이버섯, 표고버섯, 목이버섯 등을 쓰며, 마지막으로 황색은 달걀의 횡지단으로 음식에 올린다. 오방색을 모두 올리는 것이 좋으나 때에 따라 한두 가지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종하 셰프는 고명을 통해 고명의 뿌리, 한식의 색과 장식, 고명의 손질법과 제법, 요리로 응용되는 과정 등 고명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게 된 계기는 탕 파 썰어주세요! 이 말 한마디 때문이다.
 
저자가고명을 저술하게된 계기는 레스토랑에 첫 입사했을 때 선배가탕파 썰줄알지?‘라고 이야기했고, 저자는 당황했다. 탕파가 뭐지? 우물쭈물하고 있자 선배가 다시 이야기했다.
 
탕에 들어가는 파!’ 탕에 들어가는 파?? ‘탕파를 몰라? 너 한국사람 아니니?’ ‘탕파라는 단어는 저자에게는 굉장히 낯설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선배님이 지시한 탕파란 대파를 몇 cm로 어떻게 잘라야 하는 걸까?
 
이 일화 덕분에 탕파 써는 법을 찾아보게 됐고, 그 후 고명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식 조리 용어는 아직 정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저자는 한식의 발전과 세계화를 말하기에 앞서 우리 한식문화의 기초가 될 언어 즉, 한식 용어 정의 및 확립이 무엇보다도 먼저 서둘러 해야 할 일이라고 이 책을 통해 밝혔다.
 
고명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진청, 한식재단 후원으로 한식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증대하고 한글과 영문이 혼용돼 저자가 직접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엮고 설명을 첨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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