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전기·전자업체인 소니, 샤프, 파나소닉의 작년 한해 회계손실 규모가 자그마치 170억달러(한화 19조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원인은 원자재 값 상승과 자국 내 지진과 쓰나미, 태국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력한 미국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기업들의 제품 라인은 너무 광대해 소비자들의 니즈가 변할 때마다 빠르게 대응할 수 없어, 대중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낼 만큼 창조적이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때문에 차별화되지 못한 제품을 통해 잔혹한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미국의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었고, 반도체나 휴대전화, TV분야의 최강자인 한국의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날카로운 분석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회사들이 TV를 포함해 노트북과 카메라 게임기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들은 ‘모바일’이라는 커다란 파도를 놓쳤다”며, “이것이 저조한 매출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증하듯 소니의 경우 게임기와 소비자 가전이 주력분야 임에도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나 감소했다. 파나소닉의 디지털 오디오 가전부문과 샤프의 전기전자 부품부문도 각각 19%와 5.3% 감소했다.
파나소닉 회장도 산요 인수덕분에 그나마 실적 만회에 보탬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애플은 지난 분기에만 131억불의 흑자를 냈고, 삼성이 올 한 해 설비투자로 잡은 예산 규는 410억불이다.
정통한 일본 경제 전문가는 "다양한 요인이 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둔하고 동종 분야의 기업들이 다수여서 내수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하는 구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kjtimes=견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