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포스코[005490]와 현대차[005380]가 외국인투자자(이하 외국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모양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쓸어 담은 종목 1위와 2위에 자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규모와 비중은 작년 12월 이후로 연일 기록을 경신중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처음 500조원을 넘었다. 8일 종가 기준 외국인 보유 시총은 508조7000억원에 달했으며 지난 3일에는 이 규모가 509조5170억9000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외국인 보유 주식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12%였다. 이는 지난 2014년 8월 7일의 33.23%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코스피 시장만 놓고 보면 36.37%로 2007년 6월13일(36.38%) 이후 9년 9개월만에 최고치다.
포스코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넉 달째 순매수 행진을 하는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누적 순매수만 7286억원이다. 이처럼 러브콜 덕분에 작년 12월 이후 지난 8일까지 16.23% 올랐다.
현대차는 그 다음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을 많이 받으로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은 488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뒤는 LG전자[066570가 사랑을 받았다. 외국인들은 이 종목에 대해 4290억원을 매수했다. 이밖에 이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컴투스[078340](568억원)와 에스에프에이[056190](462억원)를 집중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런 순매수 행진에 대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세가 어느 정도 더 이어질지, 또 지수 상승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나라 주가보다 별로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코스피가 작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오른 데다 미국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예상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주가를 밀어 올리기에는 다소 모자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정도로 18배가량인 미국 증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최근 달러 약세도 신흥국 주가 전반에 좋게 작용하고 있고 무역수지 등 각종 지표가 양호한 한국과 대만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는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약세가 가속화해 신흥국 주가가 추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외국인은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왔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누적 순매수 금액은 8일 기준으로 4조5007억원에 달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4조1207억원, 코스닥이 38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