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조상연 기자]제너시스BBQ가 오는 20일부터 치킨 가격 10%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핑계로 치킨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생닭 매입 가격과 치킨 원가까지 공개하면서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BBQ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다른 치킨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BBQ는 지난 10일 인건비, 임차료,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등이 올랐고 배달 앱 수수료나 배달 대행료 등 신규 비용도 추가 발생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20일부터 치킨 가격을 10%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닭고기 공급가격을 인상 요인 중 하나에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가격과 치킨 가격의 상관관계’ 자료를 배포하면서 “치킨은 닭 산지가격과 상관없이 일정 가격으로 공급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의 경우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 상·하한선을 사전에 정해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생닭을 공급받는다.
도계가공업체가 사육농사로부터 생계를 사들이는 가격은 1kg에 1600원, 1마리에 2560원 수준이다. 이 가격은 시세 연동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 가격이어서 육계 산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거꾸로 급락하더라도 영향이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업체은 가공업체에서 사들이는 도계육은 1kg당 2180원, 1마리에 3490원이다. 육계 산지가격에 도축비, 운송비, 관리비 등이 추가된 가격이다. 프라이드 치킨 1마리 가격이 1만6000~1만8000원선에 팔리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서 원재료인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이 때문에 AI를 핑계로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농식품부는 “지금과 반대로 과거 육계 산지 가격이 내렸을 때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닭고기 원가가 치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닭고기 가격 인상을 빌미로 치킨 가격을 올리는 업체를 단속하겠다며 국세청 세무조사,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방침까지 언급했다.
한편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오는 15일 오전 외식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AI 발생에 따른 닭고기 수급 불안을 기회로 치킨 등 닭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 가격이 인상되는 사례가 없도록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