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스토리

[현장르포-연안침식①] 절벽으로 변한 백사장…벼랑 끝에 선 동심 ‘아찔’

전국 연안 중 55% 이상에서 침식 진행 중…정동진, 속초 등 동해안 가장 심각
연안정비 사업 계획대비 실적 27% 그쳐…시간 지날수록 가속화, 광역화 ‘경고’


[KJtimes=견재수 기자]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있는 궁촌해수욕장이 연안침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곳은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의 중간 정거장인 궁촌역과 쏠비치리조트가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 사이에 아름다운 해변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런데 최근 궁촌해변은 연안침식과 지반침하가 가속화하면서 해안 길의 절반가량이 붕괴돼 일부 구간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기자는 지난 1일 삼척을 찾았다가 궁촌해변의 이 같은 현장을 목격했다. 2년 전 여름휴가 기간에 삼척을 방문했다가 궁촌해수욕장의 풍광에 매료되어 다시 찾았지만 그 당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추락위험 등을 알리는 접근금지 구호가 붙어 있는 줄이 처져 접근을 막고 있었다.


이날 황금연휴를 맞아 부모와 궁촌해수욕장을 찾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접근 금지 지역을 넘어 무너진 해안길 끝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은 아찔하기까지 했다.


1km에 달하는 백사장을 따라 해변 배후에 조성된 울창한 소나무숲(해안림)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백사장과 해안 콘크리트 포장길 절반은 침식과 침하로 유실되거나 무너져 내려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방파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연안침식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약해진 지반이 붕괴되면서 높이 1m에서 3m 가량의 절벽 모양의 형상이 수십 미터에 걸쳐 펼쳐져 있었다.


해수욕장의 절반을 짤라 놓은 듯 백사장의 반은 여느 해수욕장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나머지 반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출입이 통제돼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시즌이 시작되는 7월 이전에 공사를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백사장 침식의 범위가 매우 넓어 보였다.

 

동해안 연안침식 심화

 

여름철(7~8)에만 관광객 4300만명이 찾고 지난 2017년에는 역대 최고의 관광객이 찾은 동해안이 아름다운 백사장을 품은 해안 경관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동해안의 연안침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무분별한 해안도로와 펜션 및 위락단지 개발로 인해 해안림과 백사장의 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쓰나미 같은 연안재해 피해의 가능성이 높은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경우 리조트와 휴양시설 건설로 인해 해안림 훼손과 연안침식은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연안침식은 인간의 삶은 물론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시스템 중 지구온난화에 의한 우심 피해 5대 분야에 수자원, 생태, 식량, 보건과 함께 지리적으로는 유일하게 연안이 포함했을 정도로 기후변화가 연안침식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앞서 IPCC2007년 발간한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에서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와 시화로 대변되는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최대 6.4상승하고 해수면은 최대 59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지역의 급속한 지형 변화는 인간생활 공간에 대한 위협이자 엄청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진재율 연안방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연안침식 대응연구 국제동향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해안지역의 기반암이 침식저항이 강한 화강암과 변성암이고 장구한 세월 동안 해안선이 파랑과 조석에 적응했기 때문에 지표윤회에 따른 일부 해안의 토사포락을 제외하면 침식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댐, , 하천제방 축조와 도시화에 의한 하천토사공급량 감소, 어항방파제 등 해안돌출구조물 건설에 따른 파랑장 변화, 해안도로 신설·확장 등 배후지 개발에 의한 백사장 완충폭 감소, 그리고 무분별한 천해역 해사채취로 인해 현재에도 이 같은 유사한 침식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연안침식 관련 특단의 대책 필요


해양수산부 자료(2004-2015)에 따르면 250개 연안 중 55.2%에 해당하는 138개의 연안의 침식이 심각한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침식이 심각한 지역(C, D 등급 지역)은 강원지역이 38곳으로 27.5%를 차지, 동해안의 연안침식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50개 연안의 침식 상태를 등급별로 평가한 결과 강원도 연안 침식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동진해수욕장은 연안 침식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대표적 지역으로 잦은 높은 파도의 영향으로 인해 해빈이 유실되고 레일바이크, 해안도로 등 인공 구조물로 인한 것이라고 해수부는 분석했다.



연안정비 사업이 시급하지만 강원도의 연안정비 계획대비 실제 사업 시행률은 27%에 불과하다. 2차 연안정비 계획(2010-2019)에 따라 강원도는 34개 사업에 2084억원 투자 계획을 했지만 예산부족으로 실제는 14개 사업에 561억원(27)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침식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 광역화된다면 복구비용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늦어지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 간 연안침식 관련 특단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KJtimes>와의 전화통화에서 “2011년부터 연안침식이 진행됐고 그간 모니터닝 결과를 토대로 (궁촌해변은) 침식이 D등급(심각)을 받아서 2차 연안정비사업을 진행중이라며 “(올해) 여름 해수욕장 개장 여부는 안전 등을 고려해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