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금융감독원 간부가 KT ENS의 수천억원에 이르는 매출채권 대출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금감원이 대출사기 사건을 조사하자 간부인 김 모 팀장은 평소 알고 지낸 KT ENS의 협력업체 NS쏘울 전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KT ENS의 협력업체 대표인 전씨 등이 KT ENS의 김 모 부장과 짜고 가짜 서류로 1조8000여억원을 빌린 뒤 3000여억원을 갚지 않고 착복한 사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모 팀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전씨에게 금감원의 사건 조사 사실을 미리 알리고 일당이 해외로 도피할 시간을 벌어줬을 가능성이 있어 직위 해제 후 수사를 의뢰한 상태”하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김 모 팀장이 전씨 등과 어울려 다니며 해외 골프 접대를 받고 수억원에 이르는 이권을 받아 챙긴 혐의를 자체 감사를 통해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김 모 팀장 외에 추가로 이번 대출 사기에 연루된 직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출 사기 사건과에 김 모 팀장이 연루된 혐의가 나오자 최근 그를 직위 해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모 팀장은 현대 대기 발령 상태다.
이에 경찰은 김 모 팀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윗선도 개입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은행과 책임 공방을 벌여온 KT ENS는 지난 12일 만기 어음(CP)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편 금감원 간부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사기대출 사건에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동양그룹 사태와 은행 등 금융권의 고객 정보 유출로 국민들의 불신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간부의 비리 연루 혐의까지 제기된 금감원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금감원은 이번 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관련자에 대한 재점검을 벌일 방침이지만 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식히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외부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