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견재수 기자] 중견 건설업체 한신공영[004960]이 4년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흑자로 공시했다며 황당한 정정공시를 내 증시에 파문이 일고 있다.
금감원이 바로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는 감리에 착수했지만 이미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개미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개 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지난 29일 모두 정정해서 공시했다.
정정공시에는 종전 152억원이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억6000만원의 순손실(적자)로 바뀌었고 2012년 132억원의 당기순이익도 27억원으로 수정됐다.
또한 2011년에는 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이 11억원의 적자로, 2010년은 57억원 흑자에서 184억원의 적자로, 그리고 2009년도에도 62억원의 흑자로 돼 있었으나 58억원의 적자로 변경됐다.
회계처리 오류를 회개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5년 동안의 흑자가 2012년 한해를 제외하곤 모두 적자로 바뀐 것이다.
한신공영은 정정공시를 낸 지난달 29일 소폭 하락으로 돌아선 것을 시작으로 이달 1일과 2일에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3일에도 7.2%나 떨어지며 4일 동안 무려 33%나 주가가 급락했다.
한신공영은 “이전에 발생한 사업시행권의 인수, 단기대여금 등 금융자산에 대한 손상평가 등의 회계처리 오류에 따라 관련된 회계처리를 적용해 재무제표 및 주석을 수정했다”고 정정 사유를 밝혔다.
또 외부감사인이 한영회계법인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변경되면서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 시행사의 금융비용이나 각종 수수료 등이 자체 실적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급사업으로 분류돼 있던 안산사업장도 자체사업장으로 인식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전에 안산사업장을 도급사업으로 인식했으나 올해 감사인으로 지정된 삼일회계법인은 자체 사업으로 수정한 것"이라면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달라진 것도 없고 보유자산에 대한 시각을 바꾼 것일 뿐 '분식 회계'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분식회계가 아니어도 과거의 사업 실적을 5년이나 지난 뒤 적자로 뒤바꾼다면 주가 이런 사업보고서를 믿고 투자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GS건설[006360]이 대규모 손실을 반영, '어닝쇼크'를 일으켰고 일부 대형건설사의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돼 금감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건설사까지 황당한 정정공시를 내놓자 건설업계의 회계처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한신공영이 실적을 수정한 편차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파장도 크다고 보고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를 감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