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펼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끝난 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 왔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자사 직장인 회원과 설문조사 전문업체 두잇서베이의 패널 1,295명을 대상으로 '알파고 쇼크 1년 : 인공지능, 얼마만큼 다가왔나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알파고 쇼크 후 1년, 전체 응답자의 79%는 ‘앞으로 AI가 자신의 일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AI 개발 수준에 대해서도 응답자 63%는 ‘두각을 나타낸 분야가 많지는 않으나, 축적된 기본기를 활용해 속도를 내면 세계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응답자의 상당수는 실제 일상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크게 감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서 ‘(알파고 바둑 경기 이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79%로 과반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기회가 늘었다’고 답한 이들은 17%에 불과했으며, 되레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 3%도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 또는 업무에 편리함을 가져왔는지’ 묻는 질문에서도 ‘그렇다(48%)’고 답한 입장보다는 ‘아니다(52%)’고 답한 인원이 더 많아, ‘로봇 혁명’이란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요원한 개념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인공지능의 업무 대체 가능성’에 대해 묻자 열띤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와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0:50으로 나타난 것. 아이러니한 점은 지난해 동 설문조사에서 ‘대체 가능할 것’이라고 본 64%라는 결과를 14%p 하회하는 수치다.
‘대체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로는 ‘업무 정교성 : 프로그램 설계만 잘하면, 로봇이 온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견해와 ‘업무 반복성 : 업무 특성상 반복성이 강해 로봇이 소화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가 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체력 : 로봇은 겁먹지도, 두려워하지도, 지치지도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17%, ‘업무 소화력 : 굳이 숙련된 사람이 아니어도 숙련된 로봇이라면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15%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업무 완성도(14%)’, ‘개인차 극복 가능(6%)’ 등의 응답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언제부터 대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을까. 대체 가능성을 점친 응답자의 27%가 ‘5년 내’를 꼽았다. 15%는 ‘3년 내’에도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10%는 ‘이미 지금도 업무의 일정 부분에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됐다’고 했다. 대체로 과반수가 ‘5년 내에 대체가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로봇의 업무 대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 또한 뚜렷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로봇은 이 기능이 부족하다고 본다’는 답변과 ‘업무관련 사건, 사고 발생 시 로봇은 위기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 ‘(내 업무는) 상당 부분이 사람의 창의성, 감성에 기초한 업무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각각 25%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 팀웍 등이 중요한데 로봇은 공동체의식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16%, ‘내 업무를 로봇이 대체한다고 생각하니(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준다고 하니) 어쩐지 허탈해서’라는 답변도 9%를 기록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언젠가는 도래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에게 AI란 생소한 개념인 것 같다”며, “인공지능이 발전해 나가는 전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한국의 기술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는 설문소감을 밝혔다.
본 설문조사는 3월 24일부터 3월 29일까지 인크루트 회원과 두잇서베이 패널 1,2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내 ±2.72%다.